▲우거진 숲과 연못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누정 열화정. 지역의 동량을 길러 내던 공부방이었다. 때로는 마을회관으로, 대한제국 땐 의병장의 거점으로 쓰였던 문화유산이다.
이돈삼
강골마을의 체험은 여느 전통 농촌체험마을과는 차원이 다르다. 불편함을 감수하는 게 선결조건이다. 이들에게만 전통의 참맛을 허락한다. 핵심은 농촌은 농촌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 체험은 '불편함 속에 여유 있는 강골마을 여행'이다.
안락한 펜션에다 근사한 여행지를 찾을 심산이라면 피하는 게 좋다. 주민들도 그리 반기지 않는다. 대신 마음 한구석에 마을을 담아갈 수 있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주민들도 대환영이다.
체험프로그램도 독특하다. 안개 자욱한 차밭과 전통한옥에서 불편한 하룻밤이 있다. 마을 여행과 신나는 갯벌체험도 있고, 쌀눈 발아엿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시골마을에 친척집 만들기, 두 그루 철쭉제, 차향 맡으며 떠나는 과거로의 시간여행도 색다르다.
허기진 배는 시골 밥상으로 채우면 된다. 득량만 간척지에서 난 쌀로 밥을 짓고 머위대, 돌미나리, 죽순, 쑥, 동치미에다 꼬막, 고등어조림 등이 나온다. 식재료는 모두 마을에서 난 것들이다. 조청, 매실 등 천연조미료만을 써 자극적이지도 않다. 은근하고 깊은 맛이 스며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