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 농성장 뒤 옥천군청 외벽에 '대한민국 자치1번지, 주민이 만들어가는 옥천'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안형준
지난해 11월 한 부동산개발업체가 27홀, 48만7739평 규모의 '골프장건설제안서'를 옥천군에 내자 주민들은 골프장반대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주민들은 골프장 만들어달라고 하지 않았어요. 평범하게 사는 우리 삶에 골프장업체가 끼어들어 우리가 방어에 나선 겁니다."지난 2월부터 군청 마당에 천막을 친 골프장반대대책위의 오한흥(54) 운영위원장은 업체와 군청이 내세우는 논리가 타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옥천군청은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며, 5만 명 고용창출, 600억 원 경제효과, 20억 원 세수증대를 내세웠다.
하지만 대책위는 효과가 부풀려진데다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본다. 골프장 예정지에서 2Km쯤 떨어진 곳에 상수원 보호를 위한 대청호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이 있다. 대청호는 300만 충청도민의 식수와 생활용수를 책임지고 있어 골프장을 건설하면 오염될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지난 1월부터 95%가 넘는 참석률로 서명을 하는 등 골프장 건설에 반대해왔다. 2월에는 대청호 보전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골프장 사업체 관계자와 옥천군 당국자가 참석한 가운데 다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동이면 골프장 반대 대책위'는 '옥천군 골프장 반대 범군민 대책위'로 확대됐다.
3월에는 군청 앞에서 옥천군의 불합리한 행정을 규탄하는 주민 집회를 열었다. 강원도 홍천군 주민들이 '생명버스'를 타고 와서 골프장 반대 투쟁에 연대하기도 했다. 4월에는 골프장 예정지 인근 주민들한테서 95%가 반대한다는 서명을 받았고, 대전지역 시민과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옥천 생명버스'를 타고 와 반대운동을 지원했다. 5월에는 골프장 반대를 위한 원로회를 구성해 반대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골프채 고춧대와 지팡이... "우린 시위 아닌 행위예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