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옆에서, 아내 김명희가 찍은 정만진 시민기자의 사진. 6월 6일 아침 사진이니 정말 '근영'이다.
정만진
- 일단 독자님들께 자기소개와 근황부터."단편집 <강 선생의 겨울>(푸른나무), 장편소설 <딸아, 울지 마라>(월간문학 출판부) 등을 쓴 소설가로, 개인 사진전도 10번 열었습니다. 해직교사를 거쳐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대구시 교육위원으로 있었고, 지금은 대구시민의료생협 창립준비위원회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2004년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가입하셨습니다. 어떤 계기로 시민기자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 제도를 아주 흥미롭게 여기던 차에 어떤 분이 '직접 활동'을 권유하셔서 기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분기별로 학교신문을 발행하는 고등학교를 다녔고, 그때도 신문부 활동을 했기 때문에 본래 언론에 관심도 많았습니다. 아마 사범대를 다니지 않았으면 언론계로 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주로 여행과 문화, 교육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주고 계신데요, 전문성과 함께 현장감이 넘치는 여행기사가 특히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바쁘실 텐데 어떻게 시간을 내고 여행지를 선택해서 여행을 다니시는지요?"일이 있어 어떤 곳을 가게 되면 그냥 돌아오지 않고 꼭 그 일대의 여행지를 찾습니다. 새벽에 출발하거나 밤늦게 돌아오도록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지요. 그리고 반드시 사진을 찍고 여행기를 남깁니다. 지금은 그것이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스로 재미를 느끼는 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만.
계획을 세워 여행을 다닐 때에는 미리 자료를 조사하고, 관련 분야의 책을 읽습니다. 관계기관의 홈페이지도 훑어봅니다. 현장은 여유가 나는 날 찾습니다. 준비하는 동안 이미 현장에 가서 보고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지는데, 그것이 사는 재미의 한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기다리는 사람은 행복하다', 제가 지은 '명언'입니다."
"여행은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기다리는 사람은 행복하다'" - 1월 초부터 지금까지 '의성여행'을 연재하셨습니다. 모두 46편이 나갔는데요, 정말 대단한 근성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의성'을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불국사에 가면 다보탑 보기가 어렵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도 찍을 수 없습니다. '여행은 자연 속에서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이라고 스스로 정의하는데, 번잡한 곳은 오히려 정신적 피로감을 줍니다.
조용히 다닐 수 있는 산이나 답사지에도 역사적 문화적 가치는 충분히 내재되어 있습니다. 물론 경주도 두루 다녀보았습니다. 그런 곳은 제가 아니라도 많은 분들이 다루어줍니다. 주변과 고향의 역사와 문화에 무관심한 사람이 많아지면 결국 자신과 가족, 지역공동체를 사랑하는 정신이 소멸되지 않겠습니까. 누구에게든, 어느 곳에든 소중한 인간적 자연적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빠르게 비인간화가 진행될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곳을 다루면 당장 그 기사를 보는 독자는 적겠지만 그런 꼭지 수가 많아지면 <오마이뉴스>의 독자 총수는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의성 군민들, 그곳이 고향인 분들, 어떤 이유에서든 의성에 관심이 있는 분들, 낯선 여행기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는 분들 등이 <오마이뉴스>를 알게 될 것입니다. 대형 종이신문이 할 수 없는 일을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특별한 이유는 없고, 지리적으로 경북의 중간에 있어서 의성을 선택했는데, 앞으로 경북 전역을 두고두고 답사할 예정입니다."
- '이렇게 꼭꼭 숨어 있는 문화재와 유적들을 어떻게 찾았을까' 하고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 소재들을 다 어떻게 조사해서 동선을 짜시는 건지, 제보해주시는 분들이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여행을 다니기 위해서는 먼저 '군지'를 읽습니다. '군립' 도서관을 찾습니다. 관련 서적들을 읽고, 군의 홈페이지를 꼼꼼하게 뒤집니다. 면 단위, 그리고 마을 단위끼리 얽힌 지리적 역사적 인간적 연결 관계를 알기 위해섭니다. '여행 반 공부 반'인 셈이지요. 쓸 내용을 미리 예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 전화 제보는 없지만, 현장에 가보면 그곳 분들께서 적극적으로 말씀들을 해주십니다. 제가 나중에 기사를 프린트해서 그분들께 보내드린 적도 종종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