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앵두꽃이 옹기종기 피어있다. 그 꽃이 피어난만큼 붉은 앵두가 익어갈 것이다.
김민수
옹기종기 모여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서 붉은 앵두가 옹기종기 가지마다 익어가는 초여름을 기대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봄의 끝자락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실종된 봄인듯 하면서도 끈질기게 아직은 봄이라고 5월의 햇살이 구름 속에 가려있다.
우리의 역사는 봄과 초여름이면 뜨거운 햇살보다도 더 뜨겁게 타오르곤 했다.
그 뜨거운 역사의 용트림때문인지 5월의 햇살도 따스하기 보다는 여름햇살처럼 따갑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피어나는 봄과 피어나기 위해 용솟움치는 역사는 그렇게 피어나는 듯, 열매를 맺는 듯하면서 역사의 사계는 그렇게 빨리 오는 것이 아니라는 듯 썰물과 밀물이 교차하며 천천히 변한다. 그러다 꽃 피우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열매 맺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익기 전에 떨어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조바심이 날 정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