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부 장관
남소연
MS 측 관계자는 "지난 2009년부터 국방부와 군에서 불법으로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차례 질의서를 보내고 민원도 계속 제기해왔지만, 항상 국방부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만을 보내왔다. 이미 관련 자료와 증거까지 확보한 상황이지만 국방부는 이를 부인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캐슬린 스티븐스 당시 주한 미 대사까지 나서 '우리 군에 불법복제 소프트웨어가 깔린 컴퓨터가 적지 않아 미군과의 네트워크 연결에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신종 악성코드를 막는 패치를 자동으로 업데이트 받지 못해 해킹에 취약하다'는 우려를 우리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문제는 이미 국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10년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학송 의원은 국방부 제출 자료를 근거로 "개인컴퓨터 20만 대를 보유한 군은 2009년 SW 구매에 39억 원을 사용, 1대당 구매액이 공공기관 평균의 39%에 불과하다"며 "불법복제는 군의 사이버 안보를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던 것.
상황은 그 뒤에도 나아지지 않아 국방부의 올해 소프트웨어 구입 예산은 45억 원(2012년도 국방예산안에 대한 국회 국방위 수석전문위원 검토보고서)으로 책정되어 컴퓨터 한 대당 약 2만 원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미 연합작전에도 차질" 지적도
특히 군의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은 미군과의 연합작전에도 차질을 주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미 연합작전을 위해서는 C4I 체계를 통해 양군이 정보를 공유하는데, 이때 정보는 주로 MS 오피스의 doc나 ppt, 엑셀 파일의 형태로 오고 간다"며 "미군은 항상 최신 버전을 사용하는데, 한국군이 하위버전을 사용한다면 정보 공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와 방위사업청 홈페이지 등에 공시된 C4I 유지보수 사업공고 자료들을 종합하면 현재 한국군에서 C4I체계에 사용하는 단말기는 총 1만8436대로 파악된다.
이 단말기들은 MS의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미군과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같은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야 원활한 작전 협조가 가능하지만 현재 C4I 단말기에 설치된 정식 오피스 소프트웨어는 모두 합쳐도 약 9100개로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편 국방부는 29일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MS사는 지난 2009년부터 육군에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일방적으로 책정하여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양측 간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매년 군내 소프트웨어 사용현황을 자체적으로 점검하는 등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연합작전용 일부 C4I체계의 MS사 소프트웨어도 정품수량 이내에서 적법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국방부는 "2009년 국방부의 소프트웨어 구매비는 39억 원이 아니라 66억 원으로 PC 1대당 구매액을 기준으로 할 때 이는 공공기관의 평균 66%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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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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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불법 SW 문제로 수백억대 소송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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