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에 방치된 냉장고, 왜 15분만에 사라졌나

[주장] 소셜미디어 시대 공공기관 홍보 전략

등록 2012.05.25 09:13수정 2012.05.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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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우리 사회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지배해 왔던 키워드는 '홍보' '전달' '설득' '효율'이라는 단어들이었다. 특히, 국민들을 대상으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들의 경우, 쌍방향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맞이했지만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정책고객인 국민들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등 여전히 공공기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형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개개인이 개방적으로, 그리고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개방형 네트워크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공공기관의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는 더 이상 정책고객들의 눈길을 끌 수 없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로 대변되는 지금의 개방형 네트워크 시대에는 정책고객인 국민들이 공공기관의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책고객들의 네트워크에 공공기관이 들어가게 되는 전혀 다른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공공기관이 정책고객들의 네트워크에 들어간다는 의미는 예전처럼 공공기관이 정책고객들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고객들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면서 이를 통해 정책고객인 국민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도구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즉, 소비자 주도형 네트워크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다.

소비자 주도형 네트워크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특성은 '감성' '공감' '참여' '확산' 등의 키워드로 설명될 수 있다. 웹 2.0을 기반으로 하는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확산시킬 수 있게 됨으로써 정보 생산자와 소비자의 개념이 모호하게 되어 이용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참여와 정보 공유가 활성화 된다. 따라서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에서는 감성적 교류를 통해 이용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공공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정부부처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들의 경우도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정책고객인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예전과 달리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는 정보 생산과 소통의 주도권이 공공기관이 아닌 정책고객들에게 넘어가 공공기관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책고객들에 의해 공공기관의 이미지가 형성되고 그 이미지가 즉각적으로 공유되고 확산되기 때문이다.

결국 정책고객들의 공감과 자발적인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공공기관 커뮤니케이션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각종 정책과 서비스의 고객인 국민들과의 발전적인 관계형성을 위해 공공기관들은 정책고객인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책고객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소셜 미디어 시대에 공공기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된 것이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시청은 지난 2009년부터 그동안 운영해 왔던 콜센터 대신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자체 온라인 서비스 채널을 구축해 생활민원, 복지, 각종 재무 서비스, 그리고 범죄 및 사회 안전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시민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크게 증가했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도로 청소 및 보수, 쓰레기 수거, 담벼락 낙서 제거, 누수 수도관 신고 등 다양한 민원을 시민들로부터 접수하고 신속하게 처리한 후 처리 상황을 실시간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지함으로써 시민들의 공공서비스 만족도가 크게 향상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도로변에 방치된 낡은 냉장고를 발견한 제이 나스(Jay Nath) 씨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방치된 냉장고를 촬영해 글과 함께 시청의 온라인 민원 서비스 네트워크에 올렸는데, 글을 올린 후 15분 만에 시청 제거반이 출동해 이를 처리할 만큼 샌프란시스코시는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신속한 민원처리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정책고객들은 자신들이 이용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공공기관이 함께 이용하고 있다는 것에 호의적이며 동질감을 느껴 공공부문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적극 참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소셜 미디어 활용은 정책고객들과의 긍정적인 관계형성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다만, 공공기관이 소셜 미디어를 정책 홍보 도구로 활용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공공서비스의 주체인 정책고객들은 공공기관으로부터 일방적인 홍보성 정보가 아닌 개개인의 필요와 특성에 맞는 정보를 제공받기 원하고, 제공된 정보에 대해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통로가 제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즉, 정책고객들은 공공기관에 질문, 민원, 질의 등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의사를 전달하고, 공공기관으로부터 피드백을 제공받음으로써 공공 서비스에 대한 만족과 신뢰가 구축된다는 것이다.

결국, 모바일 소셜 미디어 시대 공공기관의 정책 홍보는 개방형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정보의 공개와 공유로 정책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정책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공감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방향을 수립해야 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에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기사는 미디어 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진봉 기자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에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기사는 미디어 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홍보 #감동 커뮤니케이션 #소셜 미디어 #최진봉 #정책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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