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 준공도 하지 않고 개통?

인천시, 공유수면매립 승인권에 제동 걸어

등록 2012.05.24 11:53수정 2012.05.2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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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라뱃길 서해갑문 내륙교통난 완화 등 물류혁명을 표방하고 추진된 경인아라뱃길 서해갑문 전경.
경인아라뱃길 서해갑문내륙교통난 완화 등 물류혁명을 표방하고 추진된 경인아라뱃길 서해갑문 전경. 김창문

경인아라뱃길 개통식이 25일 열린다. 하지만 경인아라뱃길 사업이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공유수면매립 승인권을 가진 인천시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준공은 기약이 없게 됐다.

인천시는 경인운하 사업부지에 대한 '공구분할 실시계획 인가'를 거부했다고 24일 밝혔다.경인아라뱃길 사업부지 중 일부(318만3천173㎡)는 서울·인천·경기 등 3개 시·도의 쓰레기를 매립하기 위해 조성된 수도권매립지 1공구에 포함됐다. 이후 인천시가 해당 매립지 터를 운하 예정부지로 변경했지만 항만시설, 물류단지 등 공구분할승인을 내주지 않은 것이다.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준공을 위해서는 인천시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환경단체 측은 준공인가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개통식을 치르는 건 '꼼수'라고 비판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조강희 사무처장은 "준공도 안 된 상황에서 정식으로 개통하는 것은 물론 인천터미널에 레스토랑, 커피숍, 편의점까지 입점해 수익사업을 벌이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도 이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람선 운영사 개인정보 관리 '구멍' 23일 여객터미널 직원이 퇴근한 뒤, 접수대 위에 놓여있는 승선자 명단.
유람선 운영사 개인정보 관리 '구멍'23일 여객터미널 직원이 퇴근한 뒤, 접수대 위에 놓여있는 승선자 명단. 김창문

안상수 전 인천시장 당시 경인아라뱃길을 찬성했던 인천시가 뒤늦게 발목을 잡고 나선 데는 주민 피해 등 민원이 해소되지 않았고, 재정위기 상황의 인천시가 국책사업에 시비를 투입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이 사업을 하게 될 때, 인천시는 교량과 도로 등 공공시설물을 떠맡아야 한다. 매년 유지관리비로 30억 원 이상 투입해야 한다. 또, 경인아라뱃길의 주운수로(아라천)가 국가하천으로 지정되면서 하천에 딸린 공원, 체육시설 등의 관리비도 인천시의 몫이다.

경인아라뱃길 관통하는 계양구와 서구 주민 민원 30여 건

더 큰 문제는 경인아라뱃길을 추진하면서 야기된 민원이다. 송영길 시장이 부임한 뒤 인천시는 경인아라뱃길 검증위원회를 구성, 경인아라뱃길이 관통하는 계양구와 서구 주민의 여론을 수렴해 30여 건의 민원을 모았다.


인천시는 계양구 장기지구 주민의 공항철도(계양역) 접근성이 단절됨에 따라 귤현교에 램프 설치를 비롯해 ▲교량의 제설대책 ▲목상교 주변 수소길 확장 ▲다남교 굴곡부 선형 변경 ▲황어로 및 연결도로 확장 ▲목상교 농로 설치 등도 한국수자원공사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인천시가 이 모든 시설을 갖추려면 약 2000억 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하고 전했다.

인천시의회 이한구 의원은 "경인아라뱃길은 지역발전을 약속하고 추진된 사업인데, 되레 교통 불편과 주거지 고립 등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업이 됐다"고 말했다.


부두와 배후 물류단지 전경  다목적부두, 자동차부두(왼쪽) 옆에 한국수자원공사가 민간사업자에게 분양해야 하는 물류단지.
부두와 배후 물류단지 전경 다목적부두, 자동차부두(왼쪽) 옆에 한국수자원공사가 민간사업자에게 분양해야 하는 물류단지. 김창문

한국수자원공사는 인천시의 공구분할 승인이 없더라도 항만법과 수자원공사법에 따라 여객선과 물류 선을 운항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간사업자에게 분양 수익을 올려야 하는 물류단지(114만6천465㎡)는 인천시의 승인이 없이는 불가능해 경인아라뱃길의 사업성을 더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

25일 개통을 알린 한국수자원공사가 민원 해소 등 대책을 마련해, 인천시로부터 공구분할 승인을 받아낼 지가 주목된다.
#경인아라뱃길 #공유수면매립 #한국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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