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노인참여예산제 준비팀이 5월 22일 오후 인천 송림동 동구자원봉사센터에서 유호근 희망동네 사무국장의 강의를 듣고 있다. 2월 9일 출범한 이 모임은 5월 30일 교육 과정을 마친다.
이호영
인천광역시 동구에는 독특한 공부 모임이 있다. 60대 이상 노인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예산을 공부한다. 예산에만 한정한 교육은 아니다. 노인 예산 공부 모임은 선배 시민의 소양, 사회 참여, 정책 이해, 민주적인 회의 기법, 지역 공동체 등에 대한 교육도 이뤄져 깊이를 더한다.
2월 9일 출범한 이 모임은 인천 동구 노인참여예산제 준비팀이다. 이들은 5월 22일 오후 인천 송림동 동구자원봉사센터에서 '의정지기 활동 사례와 지역의 변화'라는 주제로 12회째 모임을 열었다.
열기가 뜨거웠다. 5년간 서울 동작구 의정감시단 집행위원장을 지낸 경력을 인정받아 이날 강의를 맡은 유호근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강의를 하러 왔는데 어르신들의 높은 정치의식에 자극받아 오히려 많은 걸 배워간다"며 "동작구에도 이 교육 과정을 옮기고 싶을 정도로 깊은 인상이 남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 동구는 1년 예산이 약 1300억 원, 인구가 약 7만8000명으로 규모가 작다. 하지만 참여예산제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곳보다 뜨겁다. 인천 동구는 지난해부터 주민참여예산제가 시행되면서 올해 본격적인 준비 모임을 갖고 있다. 노인뿐만 아니라 청소년, 학부모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민관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좋은 증거다.
모임이 횟수를 더해갈수록 효과도 커지고 있다. 김영구 인천동구참여예산네트워크 대표는 "처음에는 상당히 걱정했지만 점점 모두 열정적으로 참여해 성과가 기대 이상"이라고 귀띔했다. 인천여성회 동구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김 대표는 주민참여예산제가 시행되기 전엔 인천시 예산을 분석하기도 한 지역 예산 전문가다. 이제 그 성과를 주민들과 나누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 물려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