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 경기에 앞서 입장식을 하는 학생들.
심규상
수백 개의 깃발이 펄럭인다. 한국 운동회에서 보는 만국기가 아닌 북한기와 한반도 단일기다. 단일기에는 울릉도는 물론 독도까지 그려 넣었다. 운동회를 즐기러 온 방문객들을 위한 대형천막도 30여 개가 넘어 보인다.
오전 10시. 운동회가 시작됐다. 빠른 리듬의 행진곡이 울리는가 싶더니 학생들이 행진을 하며 절도 있게 입장을 시작했다. 별도의 소조별 입장 시간도 있었다. 축구부, 농구부(롱구부) 등 운동부에 이어 무용부, 가야금부, 취주악무(밴드부), 합창부, 미술부, 민족타악부 등 소조별 행진이 이어졌다. 청군 홍군이 구분이 되도록 나누어 서서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아 모든 관람객들이 학생들 표정까지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축구부는 축구화 신은 경기복 차림이고, 무용부는 독특한 무용복을 입고 있다. 축구부와 농구부 경기복에는 'COREA'라고 새겼다.
약 20여 분에 걸친 행진이 끝나자 교장 선생님이 연단에 올라 운동회를 준비해온 교원들과 학생들을 격려했다. 학생들에게는 "즐거운 하루를 보내 달라"고, 학부모들에게는 "학교사업 발전을 위해 보다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청군과 홍군 학생 대표가 나와 "정정당당히 참여할 것"을 선서했다.
행진이 끝나자마자 심사위원단이 청군에게 행진상 30점을 안겼다. '청군' 학생들의 박수와 함성이 운동장에 울렸다. 행진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행진순서에 따라 동료학생이 나와 독특한 억양의 감칠맛 나는 목소리의 소조별 소개도 귀를 쫑긋하게 했다.
"취주악무는 음악 속에서 보람을 찾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 소조입니다.... 다음은 중급부 축구붑니다. 작년에 희망배에서 3위이라는 높은 성적을 얻었습니다.... 중앙대회에서 준우승의 영예를 안았던 중급부 롱구부는 올해 3월에도 3위를 차지했습니다.... 고급부 가야금부는 가야금 변창 부문에서 2년 련속 우수작품을 선보여 전국에 이름을 떨치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전통 있는 소조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졸업생 선배들의 많은 지도와 방조를 부탁드립니다"[풍경 넷] 고급부 3학년들의 '마지막 운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