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삼층석탑에서 바라본 무량수전
김수종
단청을 칠하지 않아 더욱 고풍스러움을 자아내는 법당으로 들어서자 특이하게도 부처가 서쪽에 모셔져 있었다. 남향하는 건물의 서편에 불단을 만들고, 아미타여래상을 동향으로 안치한 것이다. 그 이유로 세 가지 설이 등장한다.
첫째로 부처님은 원래 서방정토에 계시며 중생을 구제한다는 의미에서, 둘째는 동쪽에서 쳐들어오는 왜구를 막아보겠다는 호국의지의 발로로 해석하기도 하며, 셋째는 건축구조 특성상 긴 직사각형의 터가 나와 공간 활용 측면에서 부처님을 한쪽으로 모셨다는 설이다.
무량수전을 본 다음, 일행은 조사당으로 향했다. 조사당은 무량수전 뒷산에 있는 건물로, 처마 밑에는 작은 나무 한 그루가 철장 속에 갇혀 있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선비화이다. 의상이 인도로 떠나면서 석단 위에 지팡이를 꽂으며 "이 지팡이가 살아 있음은 내가 살아 있음을 알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