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민주주의 표지
에코르브르
저자는 고등학교 때부터 벌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취미로만 생각하였던 벌에 대한 관심은 내과 의사가 되려던 마음을 접고 대학조차 벌과 관련한 전공을 선택해 진학하게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벌에 대한 연구는 40여년 이상 동안 지속됩니다.
'연구자의 자세는 이래야 하고, 연구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보여주듯이 저자의 벌에 대한 연구는 정말 진지하고 지속적입니다. 논제를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해 나가는 방법, 결과 정리와 분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끊임없이 지속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스펙 쌓기를 하듯 몇 년에 사이에 뚝딱 쏟아내는 여느 학위논문과 같은 연구결과가 아니라 학문에 대한 진지한 애정과 또렷한 연구목적을 갖고 장고의 세월에 걸쳐 실험하고 분석하며 숙성시킨 결과를 집대성한 파노라마 같은 내용입니다. 학술적 논문 같은 내용과 저자가 살아온 길이 저자의 사는 이야기로 잘 비벼진 비빔밥처럼 조화롭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에 앞서 연구한 사람들을 충분히 존경하며 그들의 연구결과를 소중하게 예우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하는데 함께 하였던 사람들, 학부생조차도 최고로 인정하거나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연구결과의 성과를 공유하는데 조금도 인색하지 않습니다. 옮긴이의 덧글로 전문적인 용어나 이해를 돕기 위한 보충설명이 요소요소에 들어가 있어 쉽게 읽고 부드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소감입니다.
표절을 넘어 짜깁기나 복사 수준이라는 논문으로 학위를 받아 버젓하게 행세하고 있는 어떤 스포츠인, 대법원의 표절 판결을 받고도 '표절이 아니라 아이디어 인용일 뿐'이라고 뻔뻔하게 주장하고 있는 어느 정치인의 작태가 횡횡하고 있는 현실에 견주어 보고 있노라면 저자의 연구의 자세는 더더욱 돋보입니다.
수벌, 오로지 번식을 위한 짝짓기만을 위해 존재여왕벌은 어떻게 만들어지며 암벌과 수벌은 어떻게 태어나게 되는지, 여왕벌의 역할의 무엇이며 일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수벌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 벌들의 생태에 관한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