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가 해운대에게 속삭이는 '귓속말'

'해운대 모래축제' 6월 1일~4일... 국내 유일 친환경축제 3개 분야 32개 프로그램

등록 2012.05.17 16:48수정 2012.05.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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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 금빛 모래밭을 조각 재료로 삼아 온갖 예술품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친환경축제로 불리는 ‘해운대 모래축제’가 열린다
개미와 베짱이금빛 모래밭을 조각 재료로 삼아 온갖 예술품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친환경축제로 불리는 ‘해운대 모래축제’가 열린다 해운대구

그해 유월 오후
너 나 사랑 가로지르는 수평선 치우기 위해
해운대 하늘과 바다에게 욕지거리를 했다
수평선 마빡에 조약돌 수없이 던졌다
시퍼런 멍 박힌 하늘 부채질하는 갈매기 한 마리
내 욕지거리 쪼며 힐끗 비웃었다
피멍 든 바다 또 때리는 파도 서넛
쌩 날아가는 조약돌 통통 튕기며 울었다
수평선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날이 흐리고 마음마저 흐려
눈물이 빗방울로 송송 돋아날 무렵
수평선 저만치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붙은
허름한 포장마차촌에 갔다
오륙도란 이름이 붙은 그 집에 들어서자
거기 우렁쉥이 눈 흘기고 있었다
나는 수평선이 담긴 소주 부르고
너는 우렁쉥이 되어 내 속으로 들어왔다
그때 소나기 후두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늘과 바다가 수평선 치우고
너 나에게 욕지거리 하며 조약돌을 던졌다 -이소리, '해운대, 모래밭에 앉아' 모두

바다와 모래,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지구촌 명품 도시 해운대. 저 수평선 너머 새 세상을 여는 파도가 쏴아아 밀려와 닳고 닳은 헌 세상을 하얀 물방울로 잘게 잘게 부수며 금빛 모래밭을 감로수처럼 적시는 그곳. 그 눈부시도록 짙푸른 바닷가에서 해운대가 모래에게, 모래가 해운대에게 살짜기 속삭이는 귓속말은 무엇일까. '모래야 나랑 놀자'일까, '해운대야 나랑 살자'일까.


보고 또 보아도 보고 싶고, 밟고 또 밟아도 밟고 싶은, 그 바다와 그 모래를 품고 있는 도시가 해운대다. 여름이란 문이 마악 열리는 유월 들머리에 그곳에 가면 그대는 "모래 위에서 펼쳐지는 잊지 못할 역사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그 순간은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올해 모래가 온갖 예술품으로 거듭 나는 그 순간을 놓치면 1년을 또 기다려야 그 아름다운 순간을 겨우 맞이할 수 있다.

그대, 나랑 손에 손을 맞잡고 그 멋진 순간을 맞이하고 싶지 않은가. 그 기막힌 순간을 품는 그 자리, 우리 사랑도 더욱 깊어지지 않겠는가. 그대와 나, 그래야 이 눈물겹도록 힘겨운 이 세상을 더불어 살을 섞으며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대와 나, 그래야 저 수평선에 뜨거운 몸을 식히는 저 모래처럼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지 않겠는가.   

나도 모래 조각가 이번 모래축제는 샌드 아티스트들 손길을 따라 모래가 마치 마술처럼 최치원 선생과 이순신 장군, 진시황제, 알렉산더 대왕, 숭례문으로 거듭난다.
나도 모래 조각가이번 모래축제는 샌드 아티스트들 손길을 따라 모래가 마치 마술처럼 최치원 선생과 이순신 장군, 진시황제, 알렉산더 대왕, 숭례문으로 거듭난다. 해운대구

모래축제 ‘2012 모래축제’ 테마는 ‘잊지 못할 역사의 순간’이다
모래축제‘2012 모래축제’ 테마는 ‘잊지 못할 역사의 순간’이다 해운대구

모래축제 테마 '잊지 못할 역사의 순간'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부처님 손바닥보다 더 넓게 펼쳐진 금빛 모래밭을 조각 재료로 삼아 온갖 예술품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친환경축제로 불리는 '해운대 모래축제'가 열린다. 오는 6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 동안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다. 이번 모래축제는 샌드 아티스트들 손길을 따라 모래가 마치 마술처럼 최치원 선생과 이순신 장군, 진시황제, 알렉산더 대왕, 숭례문으로 거듭난다.

콩깍지 낀 흐릿한 눈을 활짝 뜨이게 만드는 독특한 축제인 '2012 모래축제' 테마는 '잊지 못할 역사의 순간'이다. 모래를 바라보며 온 몸과 온 마음으로 느끼고 즐기는 이번 축제는 2천 년 앞 영웅이 모래로 되살아나는 '세계모래조각전'을 비롯해 3개 분야 32개 프프로그램이 해운대 해수욕장을 새롭게 짜깁기한다.


10m에 이르는 모래언덕에서 보드를 타며 스피드를 즐기는 '샌드 보드 페스티벌'과 '모래야 놀자' 모래탐험관, 축제퍼레이드, 샌드 그래피티 아트 페스티벌, 모래마켓, 해양체험 등은 모래가 지닌 신비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이번 모래축제는 특히 2012년 국가사업으로 옛 모습을 되찾는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복원사업' 원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다.

오륙도 모래를 바라보며 온 몸과 온 마음으로 느끼고 즐기는 이번 축제는 2천 년 앞 영웅이 모래로 되살아나는 ‘세계모래조각전’을 비롯해 3개 분야 32개 프프로그램이 해운대 해수욕장을 새롭게 짜깁기한다.
오륙도모래를 바라보며 온 몸과 온 마음으로 느끼고 즐기는 이번 축제는 2천 년 앞 영웅이 모래로 되살아나는 ‘세계모래조각전’을 비롯해 3개 분야 32개 프프로그램이 해운대 해수욕장을 새롭게 짜깁기한다. 이종찬

해운대 앞바다 이번 모래축제는 특히 2012년 국가사업으로 옛 모습을 되찾는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복원사업’ 원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다
해운대 앞바다이번 모래축제는 특히 2012년 국가사업으로 옛 모습을 되찾는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복원사업’ 원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다 이종찬

'바람의 언덕' '해운대 모래 역사사진전' '세계모래조각전' 등 다채 


해운대 백사장 복원사업은 오는 2016년까지 490여억 원에 이르는 국비를 들이는 친환경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 40m인 해운대 해수욕장을 50여 년 앞에 있었던 70m로 모래밭 폭을 넓히는 일이다. 해운대구는 이를 축하하는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시민 축하 메시지를 전시하는 '바람의 언덕'과 '해운대 모래 역사사진전' 등도 마련했다.

이번 모래축제에서 손꼽히는 '세계모래조각전'에서는 '해운대'라는 이름을 붙게 만든 신라 끝자락 대학자 최치원 선생과 성웅 이순신 장군, 알렉산더 대왕 등 지구촌을 들썩들썩하게 만든 영웅들을 해운대에 있는 모래로 거듭나게 한다. 그 가운데 모래로 되살아난 성웅 이순신 장군이 벌이는 전투장면은 그때 우리 수군이 내질렀던 뜨거운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상상이 현실로 나타나는 '기쁨 두 배, 즐거움 세배'라는 깃발을 내건 '도전! 나도 모래조각가'는 가족, 사랑하는 사람, 벗들과 함께 팀을 짜 모래조각체험을 벌이는 행사다. 이 행사에서는 우수작을 뽑아 여러 가지 경품도 나눠준다. 일곱 개 테마로 모래 그 속내를 파헤치고 모래가 지닌 소중함을 느끼는 '모래야~ 놀자'는 딸 아들과 함께 즐기기에 꽤 좋은 프로그램이다. 때 이른 여름, 시원한 파도를 가르며 즐기는 '씨-카약 체험'도 새롭다.

해운대구 배덕광 구청장은 "지난해 모래축제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클럽샌드'가 올해도 펼쳐진다"며 "클럽으로 깜짝 변신한 백사장에서 국내 유명 DJ들이 음악, 열정, 젊음의 함성으로 해운대해수욕장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축제가 끝난 뒤 축제후기, 축제현장의 생생한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경품을 받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유월 여름 들머리. 수평선이 보내는 파도에 몸을 철썩이며 모래가 여러 가지 예술품으로 거듭나는 모래축제에 가서 나와 그대 몸과 마음을 새롭게 조각하는 것은 어떨까. 내가 모래로 새롭게 태어나고, 그대가 모래로 새롭게 태어난다면 마침내 내가 그대가 되고 그대가 내가 되지 않겠는가(http://sandfestival.haeundae.go.kr).

덧붙이는 글 | [문학in]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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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축제 #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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