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동 시민기자. 그는 1987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김영동 제공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썼어요. 당시 저는 인권영화제 스태프로 일하고 있었는데, 영화제를 알리는 기사를 썼습니다. 당시 주류 언론들은 영화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오마이뉴스>라면 제가 직접 기사를 써 관심 있는 이들에게 알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기사를 쓰게 됐습니다."
- 첫 기사는 5월이었는데 두 번째 기사는 올해 4월에 나왔다. 공백이 있었는데."사실 저는 2009년부터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소위 '언론고시'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어요. 그러다 지난 4월 즈음, 언론사 입사 계획을 접고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글로써 사회를 환기하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글로써 뭔가 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 와중에 차도 방향으로 붙어있던 선거벽보를 보게 됐고, 이를 기사로 썼습니다."
- 아이디에 1987이라는 숫자가 들어가 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1987이요? 1987년을 뜻합니다. 저는 1987년이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한 해가 1987년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런 의미 있는 해기 때문에 아이디나 이메일, 전화번호 같은 것에 1987이라는 숫자를 꼭 넣습니다. 그 숫자를 보면서 '아,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1987은 저를 자극하는 숫자입니다."
- 기사 이야기를 해보자. 나간 기사를 보니, 김영동 시민기자에게서 '예리한 관찰자'의 냄새가 난다."저는 항상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려고 노력해요. 대학교 재학 시절, 문학 동아리 활동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시나 소설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집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찰'이더라고요. 우리 주변의 것들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의미를 부여하려고 합니다. 기사를 쓸 때도 마찬가지고요."
- '<어벤져스>에 밀린 진짜 히어로... 죄송합니다' 기사에도 김영동 시민기자가 말한 '관찰'이 많이 녹아 있다."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 영화 <어머니>를 보러 가다가 문득 성형수술 광고를 보게 됐어요. 참 세세하게 시술 전후를 비교해 놨더라고요. 그리고 영화를 본 뒤 집에 가는 길이었어요. 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 종점이 이소선 어머니께서 영면하신 한일병원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저희 집 근처라는 것 때문에 놀랐습니다. 전에는 그다지 신경도 안 쓰던 곳이었거든요. 그걸 경험하면서, 아는 만큼 새로운 것을 느낄 수 있겠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어요. 그리고는 '아, 우리 삶도, 사회도 어떤 계기에 의해 비포(Before)와 애프터(After)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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