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사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야외법당. 석불입상 앞으로 여행객들이 지나고 있다.
이돈삼
그 사이 주지스님이 차 한 잔을 권했다. 절집 주변에서 맘대로 자란 찻잎을 채취해 덖은 차라고 했다. 비료 한 줌, 농약 한 방울은 차치하고 제대로 된 관리 한 번 받지 않은 야생이 키운 것이라 했다. 그 말에 믿음이 묻어났다. 전기도, 전화도 부러 들이지 않은 절집이었으니까.
차 한 모금 입에 물고 혀를 굴리니 담백한 맛이 입안에 맴돈다. 으레 첫맛은 떫고 쌉사레할 줄 알았는데, 그 느낌도 없었다. 차의 은은한 향과 맛이 깊었다. 표현하기 힘든 오묘한 맛 그 자체였다.
스님은 "연동사가 깊은 산중인데다 계곡을 끼고 있고, 그래서 일교차가 큰 지역의 특성이 차나무가 자라는데 최적"이라고 했다. 찻잎을 따고 차를 덖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건 그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