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이상화문학상 수상자 권혁웅 시인
이상화기념사업회
권 시인은 자신의 시집 <소문들>에서 "'빼앗긴 들'을 생각하며 절반을, "나의 침실"을 생각하며 나머지 절반을 썼습니다"라면서 그렇게 말하는 까닭을 "살 수 없는 세상에 관한 시가 절반, 살고 싶은 세상에 관한 시가 절반이었다는 뜻"이라고 스스로를 해설했다.
따라서 올해 27회 이상화문학상 심사위원들은 그런 그를 두고 '권혁웅의 텍스트에서 식민지 이상화 시인에 대한 풍문이 들리는 것은 낯설거나 불편해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한 심사위원들은 '올해 이상화시인상의 심사는 당대 40대 시인들의 주요 시집에 대한 논쟁과 토론 끝에 결정된 난산이었다. 이상화시인상이 한국문학의 뚜렷한 배경이기를 바라기에 시집의 높낮이와 함께 무엇이 이상화시인상에 더 치열한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는 요지의 심사평을 발표했다.
1922년 <백조> 창간호 '말세의 희탄' 발표민족시인상화고택보존운동본부가 2002년에 펴낸 <새롭게 교열한 이상화 정본시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따르면 이상화 시인이 처음으로 작품을 발표한 때는 1922년 1월이었다. 매체는 <백조> 창간호였고, 작품은 두 편으로 '말세의 희탄'과 '단조'였다. 그러므로 올해는 상화가 문단에 나와 본격적으로 활동한 지 9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와 관련, 이상화시인상을 수상하는 권혁웅 시인도 미리 배포된 <2012 이상화문학제> 행사용 소책자에 수록된 수상소감을 통해 "보잘것없는 (나의) 시도를 이상화 시인의 이름으로 격려해 주신다니 부끄럽고 송구하다"면서 "세기말에서 세기 초로 넘어왔음에도 이상화 시인의 탄식은 여전히 깊게 울립니다. 제 자신을 공명통으로 삼아서 그 울림을 증폭해나가는 일에 헌신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말세의 희탄저녁의 피 묻은 동굴 속으로아- 밑 없는 그 동굴 속으로끝도 모르고끝도 모르고나는 꺼꾸러지련다.나는 파묻히련다.가을의 병든 미풍의 품에다아- 꿈꾸는 미풍의 품에다낮도 모르고밤도 모르고나는 술 취한 집을 세우련다.나는 속 아픈 웃음을 빚으련다.무용, 낭송, 노래, 성악 등 다채로운 행사 펼치는 이상화문학제상화고택 앞마당에서 열리는 이상화문학제는 5월 22일(화) 오후 6시부터 1부가 시작된다. 아미국악단의 풍물 식전행사에 이어 국민의례, 개회인사(윤장근 이상화기념사업회 회장), 내빈 소개(박동준 부회장), 축사(김범일 대구시장), 그리고 손성호 연극배우의 추모시 낭송 순으로 진행된다.
1부는 또 상화의 시를 노래로 들려주는 뜻깊은 차례(시노래 풍경 진우, 피아노 정아름, 낭송 김차경, 이소현)와 무용으로 표현해낸 예술마당(현대무용 이승대, 율려춤 이귀선)을 펼쳐보인다. 뒤이어 이상화시인상 시상식인 2부가 계속된다.
2부도 경과보고, 시상, 축사(공영구 대구문인협회장), 수상자 인사, 수상작 낭송(이경숙 수필가), 심사평은 물론 테너 전성찬, 소프라노 전성애씨의 초청 성악 공연이 마련되는 등 다채로운 내용을 선보인다. 특히 유족인 이충희 선생의 '유족 인사'도 있어 방문객의 가슴을 가일층 적실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화기념사업회 윤장근 회장은 행사용 소책자의 초대 말씀을 통해 "아무쪼록 많이 참석하시어 상화의 체온을 느끼고 그의 애국정신을 추모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행사는 저녁 7시 30분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