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차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 당원들이 심상정-유시민-조준호 의장단의 출입을 봉쇄하기 위해 붉은 끈으로 묶어 출입구를 막고 있다.
남소연
9시간 30분, 그들은 일사불란했다현장을 지켜본 기자들은 모두 알지만 9시간30분간 당권파의 의사진행방해와 고함, 욕설, 구호, 심지어 폭력까지 아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이중 단연 주목받는 이들은 젊은 학생들이었습니다. 한대련 소속으로 보이는 학생들은 "가" "막아" 등의 지시에 마치 군대조직처럼 움직였습니다.
조준호 대표의 머리채가 잡히고 온몸을 구타당하는 상태에 이르러 중앙위가 중단됐을 때, 이 학생들은 대표단의 출입구를 봉쇄했습니다. 대표단이 출입하는 A문 출입구는 빨간 천으로 친친 감겨져 있었고 테이블로 문을 막아놓은 상태였습니다. A문 앞 여자화장실 쪽에선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무조건 막아" 누군가 던진 외마디에 학생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그 틈바구니에 제가 끼었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 학생 몇 학년이에요?"4학년이요."
- 이런 폭력 문제 있지 않나요?"저희를 이렇게 만든 건 의장단이에요. 정상적인 의사진행을 심상정이 방해했어요."
- 9시간째 들어줬잖아요."아직 안 끝났어요."
더 이상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습니다. 현장이 워낙 격하게 돌아갔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이날 이 학생들은 대표단의 출입구를 봉쇄할 목적이었던 것같습니다. 대기실로 통하는 문 앞에 여학생들이 앉기 시작했습니다. 몇 명의 학생들이 다른 쪽으로 가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자, 일단 연락이 올 때까지 이 자리를 뜨지 말자고 하더군요.
그 사이 대기실 문이 열렸습니다. 몇몇 여성 당직자들이 문고리를 잡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최후의 저지선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이었던 모양이지요. 그러자 한 여학생이 욕설을 퍼붓더군요.
"미친×. 야 조용히 해, 이 미친×아."거침없는 욕설이 터졌습니다. 당직자를 향해 20대 여대생이 던진 육두문자는 충격이 컸습니다. 그래서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 학생,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이가 제법 있는 분한테 욕해도 돼요?"저 여자가 괜히 소리 지르잖아요."
- 그래도, 심한 거 아닌가."뭐야, 이 아줌마. 아줌마 빠져!"
일순간 저도 당황했지요. 말이 안 통한다 싶은 저도 그저 묵묵히 현장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벌인 그 행위에 정당성이 있다고 믿는 눈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