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암벽 구간에 빗물이 흥건하게 흘러도 일행들 너도 나도 가볍게 통과를 한다.
윤도균
주작, 덕룡산은 전남 강진군 신전면, 해남리 오 소재에서 산행을 시작해 북동향으로 강진 도암산 석문산 못 미쳐 봉황천까지 직선거리로 약 10km 정도 구간에 걸쳐 있는 산이다. '주작산[朱雀山] 덕룡산'은 산세가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해서 주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아울러 수십 개에 이르는 기기묘묘한 바위봉우리들이 나열해 다소 힘이 들지만 그러나 봉우리마다 어렵게 오르면 '일망무제 [一望無際]' 파노라마 처럼 한 눈에 볼 수 있는 '다도해 강진 일대' 섬과 바다가 장관이다. 그뿐 아니다 설악산 용아 장성처럼 수려한 암릉길 비경은 무아지경에 빠질 정도로 아름답다.
그 정도로 '주작 덕룡산'은 산이 꼭 높이에 따라 산세가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한 마디로 일깨워 주는 아름다운 산이다. 산 높이는 비록 400m 조금 넘는 산이지만 산세는 1000m급 어느 명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끊임없이 암릉 구간이 이어져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암벽 산행이 힘든 사람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산행을 일주일 연기한 5월 2일도 남도 지방에 20mm 안팎의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과연 내가 젊은 맴버들로 구성된 '주작, 덕룡산' 종주팀을 따라 무사히 완주를 해낼 수 있을까? 한편으로 걱정을 하면서도 모험심이 강하다 보니 "무식하면 용감" 하다고 '까짓 거 한번 도전 해보는 거지 뭐' 가다가 정 힘들어 더 이상 못하겠으면 중도 탈출하면 될것 아닌가? 생각을 하며 참여를 결정한다.
낼 모래면 고희를 바라보는 내가 자정이 다 돼 무박 산행을 떠난다고 배낭을 메고 나서자 아내와 손자 아이가 염려하는 모습으로 잘 다녀오시란 인사를 한다. 이를 뒤로하고 사당역에 도착하니 자정이다. 일행들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낼 이른 아침 산행을 위해 버스 전등을 소등하고 너도나도 모두 꿈나라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평소 신경이 예민한 나는 잠은 커녕 오히려 머리만 더 어지로워 비몽사몽하다 간신히 토끼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웅성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그 사이 우리를 실은 차가 오 소재에 도착해 회원들을 하차시키고 있다. 이때 시간이 새벽 4시 반이다. 그런데 인근 '오 소재 약수터'에서 쏟아지는 샘물 소리가 마치 거대 폭포수에서 쏟아지는 물 소리처럼 세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