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성 길...따라 걷다...
이명화
계절의 여왕, 신록의 계절이라고 흔히들 명명하는 달, 5월이다. 4월은 꽃 멀미를 할 정도로 앞 다투어 꽃이 피고지고 피고 지고 꽃 멀미 속에서 지나갔다. 잎의 계절, 싱그러운 신록으로 산천을 물들여가는 5월 초하루(1일) 날. 날씨는 꾸물꾸물 비라도 올 것 같은 하늘 표정이지만, 모처럼 얻은 남편의 휴가(?)인데 그냥 집에 있기엔 좀 그렇다. 먼 산까지 갈 순 없다 해도 지척에 있는 금정산이라도 만나고 와야 하지 않겠나 싶어 길을 나섰다. 버스를 몇 번 갈아타고 동문입구에서 내렸다.
금방 비라도 쏟아질 것처럼 흐린 날인데도 금정산은 사람들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동문 주변에는 철쭉꽃이 환하게 피어있는 풀밭에 아이들이 모여앉아서 노래를 부르고 게임을 한다. 매화꽃, 목련, 개나리, 벚꽃, 개나리 앞 다투어 피고 지더니 철쭉꽃이 뒤를 이었나보다. 동문을 지나 산성 길 따라 걸어서 북문까지 가서 곧장 계곡 길을 따라 범어사로 하산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