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젖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하면 즉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약속을 어기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식품안전과 광우병 위험 감시를 위한 국민행동'과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들과 시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중단과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오는 2일 '광우병 촛불집회' 4주년을 맞아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촛불집회에 국민의 건강권과 국민주권을 위해 촛불을 들 것을 호소했다.
유성호
대통령 침묵의 두 번째 이유는 검찰 등 사법당국이 MB 자신의 편이라는 지나친 해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곧 국민과의 소통 단절까지 의미하는 것이어서 중대한 문제다. 기우이길 바라면서도 대통령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의 면면을 살펴보면 충분히 그러한 유추가 가능하다.
먼저 검찰을 보라. 얼마나 든든하고 충직한 조직인가. MB정권 들어서 '정치검찰'은 더욱 강해졌다. 더욱이 한상대 검찰총장부터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로 소문나 있다. 그 윗선인 권재진 법무장관은 또 어떤가. MB정부 들어 승승장구한 그는 대검차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장관으로 발탁됐다. 대통령 부인과 선후배 사이로 가깝고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가장 장수했다. 여느 장관들과 다르다. 그런 그들이 쉽게 대통령 심기를 건드릴 수 있겠는가?
자칫 대통령 심기를 건드렸다간 누구보다 권 장관 본인이 권력형 비리수사에 휘말릴 수도 있다. 권 장관이 2009년 8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면서 다룬 사건들이 지금 다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당한 의혹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사건, 민간인 사찰 사건, SLS그룹 로비 사건, 부산저축은행 로비 사건 등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공명정대한 수사를 위해서라도 깔끔하게 물러나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전혀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정권 말, 오히려 더 기세등등함이 묻어난다.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관련 고발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아들 시형씨에 대해 서면조사를 벌임으로써 수사의 시늉만 냈다. 사법당국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대목이다.
대통령의 곁에서 권력을 쥐락펴락하던 최측근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는 데도 대통령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국민들은 마냥 불안하고 답답한데도 대통령은 말이 없다. 의혹으로 또 다른 의혹을 덮고 지나가고 보자는 심사가 엿보인다.
정권 말, 검찰보다 언론 역할 중요...끈질기게 의혹 제기하고 파헤칠 필요 대통령 임기가 10개월도 채 못 남았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다. 그런데 대통령을 둘러싼 잇단 악재들을 보면 남은 임기가 그리 짧게 느껴지지만은 않다. 대통령 주변 비리의 속살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국민과의 소통은 더욱 멀어지는 형국이다. <프레지던트 메시지>의 저자 마사 조인트 쿠마도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그의 책이 전하는 메시지대로라면 대통령은 광우병에 대한 국민 불안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뭔가 설득력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예의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도리다. 아울러 서울시장 재직시절 파이시티 사업과 관련해 어떤 발언과 지시를 했는지,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박영준 전 차관이 파이시티의 청탁을 받은 사실을 사전 또는 사후에 인지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정권을 쥐락펴락하던 최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는 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대통령의 자세가 아니다. 새로운 의혹으로 이전 의혹을 덮는 게 현 정권의 특징이라지만, 모든 의혹을 영원히 덮고 갈 순 없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파이시티 수사과정에서 제기된 대선 불법자금과 여론조작 의혹, 아들과 친형에 대한 수사 등에서도 당당하고 명쾌하게 국민을 설득시켜야만 한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광우병 불안도 마찬가지다. 어물쩍 넘길 사안이 아니다.
정권 말만 되면 측근비리가 터져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측근들이 이권에 개입했기 때문이고 반대로 측근들에 기대어 이득을 보고자 했거나 이득을 봤던 사업자들이 관련 사실을 흘리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이 권력핵심과 관련된 비리사실이 폭로될지 모른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권불5년', 또는 '권불3년'이라는 말로 단축되는 시대다.
앞으로 더 많은 제보와 폭로가 잇따를 것임을 암시해 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검찰의 수사의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기다. 언론이 끈질기게 비리의혹을 제기하고, 파헤쳐 나간다면 언젠가는 진실이 승리하기 마련이다. 숨은 비리들은 그 때서야 "언론의 말을 들을 걸"이라며 후회하게 될 것이다. 불통을 치닫는 대통령에게 <왜 도덕인가?>란 책의 저자 마이클 샌델이 강조한 구절을 꼭 다시 들려주고 싶다.
"윤리적 기반을 잃은 정치야말로 국가의 국민의 공공선에 해악을 끼치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정치는 무엇보다 도덕적 가치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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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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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경이 됐는데...대통령님, 뭔가 말 좀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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