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동마을 가는 길. 소설가 이청준 작품의 주된 무대가 된 마을이다. 전라남도 장흥군 회진면에 있다.
이돈삼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곳이 전라도 장흥이다. 이 장흥에서도 가장 남쪽에 있는 회진면이고, 이곳의 나루터를 '정남진'이라 불렀다. 정남진은 지금 장흥의 브랜드가 됐다.
회진면은 바다를 끼고 있다. 뒤쪽으로는 천관산이 버티고 서 있다. 전형적인 한촌이다. 이 마을이 이청준 소설의 주된 배경이다. 그의 단편 <침몰선>과 <노송> <돌아온 풍금>의 무대였다. 장편 <흰옷>의 초등학교 여선생이 부임하고 떠났던 포구이기도 했다. <선학동 나그네>의 무대이기도 하고, 임권택 감독이 이를 토대로 만든 그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을 촬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문학의 향기 넘실대는 그 마을을 찾아간다. 장흥읍을 지나 자울재를 넘는다. 푸르름을 더하고 있는 남녘 바람이 달콤하다. 회진포구엔 바다에서 건져올린 감태가 봄바람에 나풀거리고 있다. 따사로운 봄햇살에 감태가 물기를 털고 있다. 바다 내음이 신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