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삼치어선들이 정박한 고도의 거문항
김종길
"삼치라요. 삼치! 거문도하면 삼치. 여름에는 갈치, 지금은 삼치가 제일이지요." 얼핏 보아도 인상 좋게 생긴 사내가 땅바닥에 널브러진 번득거리는 물체들을 보고 머뭇거리는 여행자에게 소리쳤다. 낯선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의 미소에 끌려 다가갔다.
상자에 삼치를 부지런히 담으면서도 그의 말은 쉼이 없었다. 어디서 왔는지, 혼자 왔는지, 잠은 어디서 자는지, 언제쯤 거문도를 떠날 예정인지…. 삼치에 대한 궁금증을 잔뜩 가지고 있는 여행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마치 뭍에서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자식을 대하듯 물었다.
삼치, 옛날엔 비싸서 먹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