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교회 김아무개 목사가 2009년 2월 3일 재무부장에게 제출한 채무변제 내역서. 총 3억 4000만 원이다(자료사진).
홍현진
그런데 A 장로를 비롯해 김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이러한 빚의 상당수를 '도박 빚'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김 목사를 '사기' 혐의로 기소한 이유이기도 하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이 교회) 전임목사 장아무개씨의 개인적인 채무와 피고인의 도박채무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실을 숨긴 채 피고인(김 목사)이 교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인 것처럼 말하고, 교회 신도 ○○○, ○○○으로 하여금 담임목사의 개인 채무를 교회자금으로 변제하여주자는 내용의 안건을 제의하도록 하여 이에 속은 교인들로 하여금 위 제안에 동의하도록 하여 위 안건을 통과시켰다"며 '범죄사실'을 설명했다.
K교회가 소속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 감독 김종훈) 서울연회 재판위원회 판결문에 따르면, 김 목사가 7년간 카지노에서 사용한 돈은 모두 20억 원. 그는 이 가운데 10억6000만 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감리교 내 교구 단위인 '연회' 재판위는 사회법의 '법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서울연회 재판위는 지난 4월 9일, 김 목사에 대해 '면직' 처분을 내렸다. '도박'과 관련된 검찰 기소 내용 그리고 이미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진 횡령 혐의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지난 3월 15일, 김 목사는 교회재정 1억100만 원을 유용했다는 이유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김 목사 측은 연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회법상 '대법원'에 해당하는 감리교 '총회'에 항소하는 것은 물론, 임원회에서 비상대책위를 꾸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6일 새벽기도회를 시작으로 설교도 재개했다.
먼저, 비대위는 '카지노 출입' 의혹을 "항간에 떠도는 괴소문"으로 일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목사는 자신이 도박장에 출입한 것은 몇 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출입카드를 자신의 이복동생 김아무개씨에게 빌려주어 사용하게 하였을 뿐, 자신이 카지노 도박장에 출입한 것은 아니라고 소명했다. 김 목사의 동생 역시 목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회 재판위는 "설령 그 변명이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교회 성직자가 도박장에 출입한 자체도 범과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동생으로 하여금 도박장을 700회 이상 출입하도록 하여 20억 원 이상의 돈을 도박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한 행위는 목회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위이므로 이러한 점을 양형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김 목사의 해명과는 달리 '출입카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랜드 홍보팀 관계자는 2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출입카드는 따로 없고, 신분증 확인과 함께 5000원을 내고 입장권을 발권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목사 측인 K교회 비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B 권사는 2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김 목사의 동생이 주민등록증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기자가 '그렇다면 왜 연회 재판부에는 출입카드를 빌려썼다고 소명했냐'고 반문하자, B 권사는 "김 목사가 카지노에 수백 번을 왔다 갔다 했다면 '출입카드'가 없다는 것을 몰랐겠느냐"며 연회 재판부에서 '출입카드를 빌려줬다'고 소명한 것은 김 목사가 카지노에 간 적이 없다는 증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B 권사는 또한 "강원랜드 현장방문을 한다든지, 교단에서 카지노 문제를 정식으로 다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검찰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목사의 동생 김아무개씨는 2006년 5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총 12회 입장권을 발권한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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