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왕세자>의 왕세자 이각(박유천 분).
SBS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는 세자빈 사망사건을 축으로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세자빈 화용(정유미 분)이 어느 날 갑자기 궁궐 연못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사로 처리됐지만, 남편인 왕세자 이각(박유천 분)은 살인사건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각은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단독 재수사를 강행했고, 이 과정에서 자객들의 추격을 받다가 절벽에서 추락했다. 그렇게 추락한 그가, 대한민국 서울의 어느 옥탑방에서 환생하게 된 것이다. 세자빈 의문사가 이각의 환생을 초래한 것이다.
구체적 상황은 다르지만, 조선시대에 실제로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세자빈 사망사건이 있었다. 광해군을 몰아낸 인조 임금의 며느리이자 소현세자의 부인인 강빈(민회빈 강씨)이 그 주인공이다. 고려 때 귀주대첩에서 거란족 군대를 격파한 강감찬이 그의 조상이다.
인조는 왜 며느리 강빈에게 사약을 내렸을까?<옥탑방 왕세자>의 경우 세자빈의 사망 원인이 불명확했지만, 강빈 사건의 경우에는 사망 원인이 명확했다. 시아버지가 내린 사약을 먹고 강빈이 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조가 사약을 내린 근거가 불명확했다. 별다른 명분이나 증거도 없이 사약을 내렸던 것이다. 그래서 두고두고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강빈의 불행은 소현세자의 불행으로부터 시작됐다. 소현세자는 병자호란에 패한 뒤 아버지 인조와 함께 삼전도(서울시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굴욕의 항복의식을 올린 인물이다.
그 뒤 소현세자는 동생인 봉림대군(훗날의 효종)과 함께 청나라로 끌려갔다. 이때가 1637년이었다. 강빈도 남편과 동행했다. 강빈은 스물일곱, 소현세자는 스물여섯 살이었다.
소현세자는 인질답지 않게 청나라 생활에 너무나 잘 적응했다. 그는 새로운 것들을 열심히 배웠을 뿐만 아니라 조선-청나라 외교현안까지 잘 처리하여 청나라 집권층의 신뢰를 얻었다. 청나라 황제의 사냥에도 동행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이 화근이 됐다.
아들의 소식은 아버지에게 위협을 주었다. 인조는 지난날 몽골 황실의 사위가 된 고려 왕세자 왕장(훗날 충선왕)이 몽골의 지지를 바탕으로 아버지 충렬왕을 밀어내고 왕이 된 사례를 떠올렸다.
인조는 소현세자가 청나라의 지지를 바탕으로 자신을 밀어내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는 소름이 돋았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 아들의 동태를 보고하도록 했다. 일종의 불법사찰을 한 셈이다.
아들의 귀국에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던 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