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마리본래 이렇게 둘둘말려있어서 꽃마리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서울-사나흘전)김민수
▲ 꽃마리 본래 이렇게 둘둘말려있어서 꽃마리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서울-사나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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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봄은 그렇게 더디 오더니만, 속절없이 가려는 듯 잠시 머물 틈도 없이 우리의 곁을 지나치려고 합니다. 이미 산수유나 생강 나무는 한때를 지났고, 매화나 벚꽃이 흐드러지건만 작은 바람에도 하얀 꽃을 날립니다. 노란 개나리에는 연록의 이파리가 치마처럼 피어나니, 바야흐로 완연한 봄입니다.
이 봄날 들판에는 한바탕 잔치가 벌어집니다. 하얀 눈이 다시 내린 듯하여 바라보면, 노란 꽃다지와 보랏빛 제비꽃과 막 새순을 올리는 새싹들과 어우러진 봄맞이꽃이 점점이 박혀있습니다. 하늘에 새겨진 별들처럼 땅에도 그들의 마음을 새겼나 봅니다.
작은 꽃, 낮은 꽃, 척박한 땅에 피어나는 꽃,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활짝 웃습니다. 세상이 나를 서럽게 하여도, 나는 웃으며 그 서러움들을 이겨내리라는 다짐을 보는 듯합니다.
곁에 꽃마리도 하늘의 별처럼 피어나 하얀색의 건조함을 덜어버립니다. 꽃이름대로 둘둘 말린 곳 하나없이 모조리 피어났습니다. 더는 숨긴 꽃이 없을 정도로 봄이 온 것입니다. 그냥 그렇게 활짝 피어난 봄꽃들처럼 우리네 삶이 활짝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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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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