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자사 인터넷신문의 4월 11일(오후 4시 15분) 초기화면 모습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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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도 선거 당일 오후 4시 이후까지 이 사건을 인터넷판 톱뉴스로 부각시켰다. 신문은 '토막 살인범, 시신 잔인하게 훼손한 이유는…', '토막 살인범 오씨 두손 묶이고 고개 숙인 채…' 등의 기사에서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속보로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국내 프로파일러 1호인 그는 지난 7일 오후 수원 토막 살인 사건 용의자와 4시간 동안 독대했다"는 내용까지 상세히 설명했다. 기사는 "피해자가 운 없이 골목에 나타나 당한 것"이라는 범인의 주장까지 여과 없이 내보내 경악케 했다.
<중앙>은 또 "오씨는 이날 유치장이 있는 수원남부서를 떠나 수원지검으로 신병이 인계됐다. 경찰은 그의 얼굴과 수갑을 가리지 않았으며, 그는 검거 당시 차림인 쑥색점퍼와 검정색바지, 슬리퍼 차림으로 입을 꾹 다문 채 호송차량에 올라탔다"고 보도한 기사와 함께 오씨의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여러 장 소개하기도 했다. 평소 피의자 진술과 수사 관계자의 말을 지나치게 신뢰하고 의존하는 보도행태를 드러낸 장면들이다.
KBS "이웃의 무관심과 추락한 시민정신이 문제?"... 절묘한 '물타기' 한편 KBS는 경찰의 무책임과 무능함이 드러난 이번 수원 살인사건에 대해 돌연 "이웃의 무관심과 추락한 시민정신이 문제"라며 시민 탓을 하고 나서 또 한 차례 빈축을 샀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막판 여권의 악재로 불거지고 있던 경찰 책임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책임전가, 물타기 전형이라는 따가운 비판의 목소리가 안팎에서 흘러나올 법도 하다.
KBS는 10일 <뉴스9> '무관심한 이웃들'이란 제목의 리포트 기사를 통해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은 경찰의 부실한 대응도 문제였지만 이웃 주민의 무관심도 큰 문제였다"며 "사건 당시 주변에 차량이 지나 다녔고, 일부 주민들은 범행 현장까지 목격했지만 그냥 지나쳤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기사는 이어 "사건 당일(1일 밤) 현장 주변에 차량이 지나고 행인들도 눈에 띈다"며 "일부 주민들은 여성이 폭행당하는 장면을 직접 봤지만, 그냥 지나쳤다"고 보도했다. 또한 "바로 앞에 있는 술집이 문을 열어놓고 있었지만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였다"며 "심지어 피해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인근주민의 인터뷰까지 내보냈다.
<경기일보> "처참한 살해현장, 시민의식도 죽었다?"... 덩달아 '물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