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반찬가게 파김치. 작년 가을부터 3000원어치는 팔지 않는다.
조종안
장보기를 마치고 오다가 출출하면 사 먹던 잔치국수도 19개월 전에는 2000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3000원으로 50% 올랐다. 겉절이, 열무김치, 파김치도 3000원 어치씩 사면 며칠 먹었다. 그런데 지금은 손이 부끄러워 돈을 내놓지도 못한다. 단골 반찬가게도 3000원어치는 팔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3월에 비해 생선(고등어)값이 내렸다는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발표는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해서 답답한 마음에 지난 8일 오후에는 '주꾸미 축제'를 며칠 앞둔 군산시 해망동 수산물센터를 돌아보았다. 요즘 제철인 주꾸미와 서민들 밥상에 자주 오르는 건어물(미역, 멸치, 오징어 등) 시세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충북 청주에서 왔다는 아주머니 네댓이 조기 상자를 놓고 얘기를 하고 있기에 다가가 물으니까 한 상자(300~320마리)에 18만 원 주고 샀단다. 한 아주머니가 "비싸게 샀나요?"라고 묻기에 요즘 시세는 모르고, 지난해 11월에 비해 조금 비싼 것 같다니까 "작년보다 물가가 많이 올랐잖아요"라며 살짝 웃었다. 웃으니까 좋긴 한데, 상인을 이해하는 것인지 하도 물가가 뛰니까 그러려니 하고 포기하는 것인지 속마음은 알 수 없었다.
2%대 안정? 20% 올랐다고 해야 맞을 겁니다수산물센터에서 참조기 30kg 한 상자(340~350마리)에 14만 원을 호가했으며 20kg은 7만 원, 22kg은 9만 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조기장수 아주머니는 "국산 조기는 한 상자를 모두 같은 크기로 채우는 게 아니고 3종류가 섞여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집에 가져가면 금방 알기 때문에 정확히 알려주는 게 신용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 그는 조석으로 변하는 게 생선 시세여서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