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독재 정권 '오른팔', 대선 출마 논란

무바라크 정권 당시 정보총책 술레이만, 대선 출마 '말바꾸기'

등록 2012.04.10 10:06수정 2012.04.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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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르 술레이만 이집트 부통령의 대선 출마를 보도하는 CNN
오마르 술레이만 이집트 부통령의 대선 출마를 보도하는 CNNCNN

민주화 혁명으로 퇴진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오른팔'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집트 정국이 다시 불안감에 휩싸였다.

무바라크 독재 정권 때 정보총책을 지냈던 '2인자' 오마르 술레이만 전 부통령은 최근 "평생 군인으로 살아온 나는 대선에 출마하라는 지지자들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며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선 출마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던 술레이만이 입장을 번복하자 야권은 "독재 정권에 부역했던 인물이 대권을 노린다는 것은 혁명의 의미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무바라크 퇴진 후 치러진 총선에서 의선 과반을 차지한 무슬림 형제단의 대선 후보 카이라트 알샤테르는 "술레이만은 부정 선거를 해야만 이길 수 있다"며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다시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무바라크 추종 세력과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술레이만은 대선 후보 등록에 필요한 최소 기준인 추천인 3만 명의 두 배가 훨씬 넘는 7만여 명의 추천을 단 하루 만에 받아내면서 만만치 않은 힘을 과시했다.

특히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군부는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약속했지만 대선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술레이만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술레이만은 "나의 출마는 군부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부인하며 "민주화 혁명의 목표를 완수하고, 국가 안보를 제공하고, 이집트 국민의 안정을 위해 일하겠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술레이만은 군인 출신으로 18년간 이집트 정보 당국의 수장을 지내며 미국, 이스라엘 등과 원만한 관계를 쌓아온 것이 강점이다. 무바라크 퇴진 후에는 부통령을 역임하며 영향력을 유지해왔다. 

오는 5월 23일로 예정된 이집트 대선은 술레이만의 갑작스러운 출마 선언으로 더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집트 대선 #이집트 혁명 #오마르 술레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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