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학생 부모 "폭행 교사 3천만원에 합의 종용"

학생들 보는 앞에서 성기 만지다 폭행, 뇌출혈 수술...해당 교사 "책임지겠다는 뜻"

등록 2012.04.09 09:26수정 2012.04.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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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에게 폭행당한 학생이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대구광역시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했다.

대구시교육청과 해당 학교측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0시 40분쯤 2교시를 마친 3학년 N군이 옆반으로 빌려준 필통을 받으러 갔다가 그 반 담임 S교사가 남녀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왜 왔느냐' 며 N군의 성기를 손으로 툭툭 쳤다는 것.

화가 난 N군이 들고 있던 자를 가지고 방어하다 S교사가 '하지말라'며 제지하는 과정에서 S교사의 눈 밑 부분에 약간의 상처가 났고, 이에 흥분한 S교사는 N군을 교무실로 데리고 가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일으켜 세웠다를 반복하며 발로 차는 등 폭행했다는 것.

또한 해당 교사가 N군의 머리채를 잡고 벽면 캐비닛에 여러차례 부딪히고 길이 60센티미터 정도의 열쇠절단기로 위협을 했고, 결국 교무실에 있던 교사들이 제재해 끝이 났다고 한다.

이후 N군은 울면서 보건실로 가 오후 3시 50분까지 누워 있다가 학급 종례후 집으로 돌아갔지만 저녁부터 구토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6일 오전 병원에 입원해 오후 1시쯤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

피해학생 부모 "해당 교사가 합의 종용" ...교사 "잠시 이성 잃어"

N군의 부모는 지난 6일 학교를 찾아 항의하고 S교사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N군의 아버지는 "너무 황당한 일이 벌어져 충격을 받았다"며 "그러나 때린 교사는 3000만 원에 합의하자며 합의를 종용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N군의 아버지 승용차 앞에 드러눕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S교사는 "잠시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며 "학부모와 학생에게 용서를 빌고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전했을 뿐 억지로 합의를 종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학교도 교육청에 늑장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는 N군이 뇌출혈 수술을 받고 사건이 확대되자 6일 오후에 교육청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이 학교의 O교장은 "당일날은 학생이 괜찮다고 해서 문제될 줄은 몰랐다"며 "다음날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알고 교육청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은 6일 저녁부터 감사에 착수했으며 S교사를 7일 '직무수행능력 부족'으로 판단해 직위해제했다.

한편 학교는 9일 오전 S교사가 담당하는 반과 N군이 속한 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치유를 위한 집단 상담프로그램을 실시하고 피해학생에 대해서도 병원에서 퇴원하는 대로 학교 적응프로그램 및 상담치료를 실시할 계획이다.
#학생 폭행 #직위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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