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러 어머니 날 낳아가지고 이 고생을 시키나... 소포마을 아낙들의 베틀노래 공연 모습이다.
이돈삼
뭐 하러 어머니 날 낳아가지고 이 고생을 시키나. 공부를 시키려거든 글공부나 시키지 일공부를 시켰는가…. '베틀노래'의 일부분이다. 짤그닥 짤그닥 베를 짜면서 진도 아낙들이 부르던 노래다. 밤새 베를 짜느라 온몸이 땀으로 촉촉이 젖었으면서도 입으로 연신 흥얼거리던 가락이다.
베틀노래 뿐 아니다. 절기에 맞춘 장단의 변화가 압권인 '육자배기'도 있다. 죽음의 마지막 의례까지도 소중하게 여긴 '상여소리'도 애처롭다. 꽹과리와 북, 상모 돌리기가 어우러지는 '걸군농악'도 흥에 겹다. 강강술래도 원형 그대로다.
신명나는 한마당이다. 여운이 진하게 남는다. 대단한 내공을 지녔지만 민속공연을 전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모두 마을주민이다. 들에 나가서 일을 하는 농사꾼이다. 마을에 손님이 찾아와서 공연을 부탁하면 들일을 잠시 놓아두고 금세 달려와 공연을 한다. 공연이 끝나면 또다시 들로 나가 하던 일을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