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노원갑)가 4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동영상을 올려 '막말 논란'에 대해 다시 사과를 표명했다.
이경태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쏟아낸 '막말' 파문에 휩싸인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노원갑)가 '정면돌파'를 선택한 모양이다.
김 후보는 5일 오전 7시 44분 자신의 트위터에 선거운동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월계역(남부역)에서 출근인사 중입니다. 쌀쌀함도 풀려가고 있습니다. 움츠리지 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보수진영은 물론 진보진영 일부에서 일고 있는 사퇴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김 후보를 전략공천한 민주당의 침묵도 길어지고 있다. 한명숙 대표가 대전 유세 중 기자들을 만나 "걱정된다"고 한마디 한 게 민주당이 보인 유일한 공식 반응이다. 물론 민주당이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당내 분위기는 김 후보가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맞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속앓이만 하고 있다. 당의 핵심 당직자는 "유구무언"이라고 말했다.
"유구무언"... 말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민주당김 후보의 막말 파문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민주당이 머뭇거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당이 나서서 후보 자격을 박탈할 경우 스스로 공천 실패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된다. 김 후보의 공천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사천(私薦)' 논란이 벌어지는 등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명숙 대표 등 당 지도부는 17대 총선에서 노원갑에서 당선됐던 정봉주 전 의원의 강력한 요구, 또 그의 팬클럽인 '정봉주와미래권력들'(미권스)을 의식해 전략 공천했다. 그 과정에서 후보에 대한 기본 검증 과정은 생략됐다. 당 지도부가 져야 할 책임이 만만치 않다.
대안 부재도 민주당이 침묵하는 이유 중 하나다. 김 후보가 사퇴하면 상황이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후보를 주저앉힐 수는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반성하고 사과를 한 이상 최종 판단은 유권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논리다. 당 관계자는 "김 후보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후보가 내놓은 반성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이 공개되고 새누리당의 공세가 시작되자 김 후보는 3일 12시 15분 "소위 성누리당, 드디어 제게 네거티브를 했는데 실패! 네거티브를 하는 이유 여러분들이 다 잘 아실 겁니다. 격차가 1.4%로 급격하게 줄어드니, 노원에서 부는 정권교체 바람이 무섭죠? 쫄리면 죽으시던가"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노골적인 음담패설과 여성에 대한 폭력적인 표현에 대한 자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김 후보는 1시간 30분 후 다시 트위터에 "과거에 했던, 개그고 연기라 해도 바르고 옳지 않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하는 등 태도를 바꿨다. 노인 폄훼 발언까지 공개된 다음 날에는 동영상으로 사과의 뜻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 공세에 힘 빠진 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