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홍일표 새누리당 후보가 주안초등학교 앞 건널목에서 녹색어머니회와 함께 아침 교통지도를 하고 있다.
홍일표 후보 홈페이지
2006년 발표된 '인천시 2010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사업'에 따르면, 남구에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예정)구역이 총 45곳에 달한다. 이중 현재 사업이 제대로 추진된 지역은 거의 없다. 인천시에 따르면, 주안7,9구역을 비롯해 용일초교·정석항공고교주변·주안북초교 구역 등의 사업이 추진되지 않고 있다. 도화5·숭의4·도화거점·용현거점 구역도 마찬가지다.
정비(예정)구역 지정 남발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이 재산권을 침해받는가 하면, 더딘 재개발 사업 탓에 주민 갈등이 증폭돼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 몫으로 돌아간 상태다.
주안 뉴타운 지역은 노인층 밀집 지역으로 뉴타운 지정 단계에선 개발 이익을 기대했지만, 더딘 개발 사업으로 현재는 재개발 찬반 여론이 비등한 상황이다. 유권자들이 뉴타운 개발 공약 등을 전면에 내세워 18대 총선에서 당선한 홍 후보를 또다시 지지할지, 순환개발과 공적개발을 주장하는 김 후보를 지지할지 관심이 모인다.
뉴타운 지역에 거주하는 주부 최우수(54세. 가명)씨는 "서울도 뉴타운 사업이 잘 안 되는데, 주안이 되겠느냐는 회의적 여론도 상당하고, 그래도 믿을 것은 개발 사업밖에 없다는 의견도 꽤 있다"며 "노인들은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남구갑 출신의 조영홍(주안2·3·4·7·8동) 시의원은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개발에) 부정적 의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주안 뉴타운 사업의 핵심은 인천시와 정부 지원인데, 남구 지방의원들이 45억 원의 예산을 확보할 때 여당 국회의원이 확보한 국비는 11억9000만 원에 불과했다"면서 "뉴타운 사업에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18대 총선에서 개발 공약으로 재미를 본 홍 후보는 이번엔 천문학적 재원 투입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는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의 주안역 경유를 핵심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홍 후보는 지난달 29일 선거 출정식에서 "남구는 오랜 구도심 지역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최우선 과제"라며 "주안·도화동 권역별로 주요 시설을 유치해 남구의 지역경제를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다. 실현 방안으로 광역급행철도 주안역 통과, 도화한류타운 조성 등을 제시했다. 홍 후보는 선거홍보물에도 광역급행철도 주안역 정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뉴타운으로 재미 본 홍일표, 이번엔 GTX... 결과는?광역급행철도 사업은 경기도에서 처음 들고 나와 지난해에 겨우 '기본계획 수립 등 용역비' 50억 원이 확보된 것이 전부다. 이 사업은 국비로 진행하면 예산 13조 원이 소요되고, 민간자본으로 추진해도 국비 3조 원이 필요하다. 개통 이후에도 5년 동안 국비 60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3개 노선으로, 인천에 해당하는 구간은 '송도(국제업무지구)~인천시청역~부평역~청량리역'이지만 주안역 정차는 애초 계획에 없다. 더욱이 지하 50~60m에, 최고속도가 200km/h를 넘어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서 서울 강남까지 18분에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 불리고 있어, 주안역 정차는 타당성이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특히, 새누리당 주요 후보들이 자신들의 지역구에 이 광역급행철도 정차 구간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상황이다. 경기 구리시 새누리당 주광덕(51) 후보는 '송도~청량리'로 돼 있는 B노선의 동부 출발지를 구리나 남양주로 연장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으며, 경기 부천시 새누리당 임해규(52) 후보 역시 부천에 정차 구간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여기다 인천 계양을 새누리당 이상권 후보, 일산서구 김영선(51) 후보 등도 GTX 유치를 이번 총선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공약이 다 이행되면 광역급행철도의 평균속도는 현재 운행 중인 경인전철 '인천~용산'간 급행과 별 차이가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