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
유혜준
"선거를 즐겁고 발랄하고 행복하게 치렀으면 참 좋겠다. 선거를 치르면서 민주주의와 그 구성원의 삶이 더 좋아지고 질적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가 피폐해지고 상처를 받고,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느낌이 든다. 이번에 선거를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미래지향적인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후보들이 어떤 사회를 꿈꾸는지, 지역을 위해 나라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우리의 미래를 놓고 이야기를 하는 선거를 하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지난 2일,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이학영(경기 군포)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이 후보가 이런 말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새누리당의 유영하 후보와 정책과 인물로 선거운동을 벌어야 하는데 상대 후보 측에서 이학영 후보의 전력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1979년, 이학영 후보는 반유신과 민주화, 민족해방을 목표로 결성된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의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 대기업 회장의 집을 일행 2명과 함께 털다가 잡혀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지난 2007년, 남민전 사건과 관련해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을 받았다.
유영하 "경비원에게 흉기를"... 이학영 "비난 자격 없다"한데 현역 국회의원인 김부겸 의원이 대구 수성 출마로 인해 별다른 이슈가 없는 군포에서 이 사건이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 측과 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 측은 이 문제 때문에 날선 공방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특히 유영하 후보 측은 "사건 당시 이학영 후보가 경비원을 흉기로 찌른 적이 있는지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이 사건을 이번 선거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학영 후보 측은 상당히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유 후보 측에서 사건의 전말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내용만 침소봉대해 유권자들에게 "이 후보가 강도짓을 했다"는 사실만 강조하면서 악의적으로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민주화운동 한 전력에 대해서 새누리당도, 새누리당 후보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군부독재정부 시절이었던 1970년대에는 합법적으로 유신체제에 저항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체제에 저항해 말 한 마디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벽보 한 장 붙일 수 없었다. 그 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었겠나? 비공개로 모르게 저항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밤에 외국대사관에 성명서를 날리고, 유인물을 배포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 후보는 "그 시절에 수많은 사람들을 고문해서 죽이고, 감옥에 넣으면서 대한민국을 중세의 암흑정국으로 몰아넣으면서 악행을 저질렀던 사람들이, 그 후손들이 자기네들의 악행은 전부 부인한 채 그들에게 저항해 정의로운 싸움을 벌인 나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