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과거·미래 잇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문화역284 개관전 '오래된 미래' 개관식 및 기자간담회

등록 2012.04.04 16:53수정 2012.04.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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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일 '문화역서울 284'개관전 '오래된 미래'의 오픈식에서 문화관광부 장관과 참여작가 및 귀빈들이 테잎 커팅식을 하고 있다.
4월 3일 '문화역서울 284'개관전 '오래된 미래'의 오픈식에서 문화관광부 장관과 참여작가 및 귀빈들이 테잎 커팅식을 하고 있다. 문화역서울 284

옛 서울역이 바뀌었다!!

구 서울역사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조망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문화역서울 284'로
재탄생한다. 20세기 초반부터 개항과 더불어 근대문화를 대변하던 구 서울역사는 KTX철도
의 준공으로 철도역으로의 역할을 상실했던 가운데, 문화재적 가치를 회복하고 전시,공연,
컨퍼런스 등의 문화 공간화 작업을 위한 3여 년간의 원형 복원 공사를 마치고 2011년 8월
9일 개관 프로젝트 <카운트다운>을 선보였다.


6개월간의 시범운영 기간을 거친 후'문화역서울 284 개관전'<오래된 미래>(문화체육관광
부 주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 예술감독 : 김성원 국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교수)'가 2012년 4월 3일부터 시작되었다. 하루 앞선 4월 2일 오전 11시 문
화역서울 284 앞 광장에서는 최광식 문화체육부장관과 정창영 한국철도공사 사장, 승효상
,안상수, 강준혁, 김영준 등 참여작가와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진행하였다.

개관식 전 오프닝 무대였던 이돈응 교수(서울대 작곡과, 예술과학센터)의 '창과 색소폰, 하이브리드 앙상블을 위한 <한소리>'는 수많은 관객들의 관심 속에 연주되었다. 두 명의 여창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소리와 저음 색소폰(강태환)의 읊조림과 찌름, 장대한 오케스트라를 연상시키는 센서밴드의 기이한 전자음향이 10여분간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돈응 교수가 만든 거대한 센서악기와 음향으로 마술사를 연상시키는 연주자들의 손짓 퍼포먼스는 구 서울역사의 탄생 한가운데 매우 독특하고 호감가는 무대가 되었다.

 "오래된 미래"에서 오프닝 공연을 한 이돈응 교수의 창과 알토색소폰, 하이브리드 앙상블을 위한 "한소리"는 한국적 정서를 최첨단 센서밴드의 공연으로 들을 수 있는 획기적인 공연이었다.
"오래된 미래"에서 오프닝 공연을 한 이돈응 교수의 창과 알토색소폰, 하이브리드 앙상블을 위한 "한소리"는 한국적 정서를 최첨단 센서밴드의 공연으로 들을 수 있는 획기적인 공연이었다. 박순영

개관 테잎 커팅식 후, 전시회에 대한 경과보고가 이어졌다. 김성원 예술감독은 "서울역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작업과정에서 승효상, 안상수, 강준혁을 세 분의 작가를 초청했고, 이분들이 젊은 여러 신진작가들을 초대하여 전시회가 크게 구성되었다"라며 이번 전시회의 기획배경을 설명했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역서울 284가 역사속에서 한류의 중심 플랫폼으로 우뚝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라고 축사를 하였다. 이어서 서울역의 역사에 대한 동영상 상영과 전시공간 탐방이 이어졌다. 신용구의 오프닝 축하 퍼포먼스는 실타래, 새 등의 상징적 오브제와 함께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메시지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신선한 순백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래된 미래> 전시는 기획전, 상설전, 공연, 영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기획전은 '공간이 어떻게 문화를 태동시키는가'를 중심으로 건축, 시각디자인, 공연예술을 아우르며, 상설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복원전시실로 건축복원 과정에서 나온 갖가지 원형 부자재 및 구조체와 영상을 보여준다.

특히 기획전에서는 60~70년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여 미래지향적 도
시를 구상하고 기획했던 한국 1세대 문화메세나인 건축가 김수근과 우리나라의 건축, 시
각디자인, 공연을 이끄는 '허리 세대'라 할 수 있는 승효상, 한글 안상수체를 개발하는 등
타이포 디자인계의 안상수, 7-80년대 '문화사랑'공간을 이끌며 음악과 문화교류의 집합체를 이루었던 강준혁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전시공간은 1층과 2층, 옛 서울역사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플랫폼, 대합실 등 각 공간에 구성된다. 안상수의 <미래로 보내는 기억들>에서는 이상, 송승환 시인, 박서보 등 전 세대 문화예술인 17인이 추억하는 서울역의 에피소드를 1,2등 대합실, 부인대합실, 1층 플랫폼과 2층의 전시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1층 중앙홀. 김수근의 "모더니티의 숲을 걷다"
1층 중앙홀. 김수근의 "모더니티의 숲을 걷다"박순영

김영준이 기획한 <모더니티의 숲을 걷다:김수근전>은 중앙홀에서 펼쳐진다. 김영준은 2011년 베를린 에데스 갤러리의 <응집된 근대: 김수근展>을 기획했고, <모더니티의 숲을 걷다: 김수근展>은 이 베를린 전시를 주축으로 김수근의 유작 20여 점(사진, 도면, 모형)과, 김수근의 문화 활동을 김수근 관련 출판물과 영상으로 재구성되었다. 전통한지와 문틀로 제작된 26개의 판넬들과 나무 모형들이 연결과 단절의 컨셉으로 배치되면서 마치 골목길과 같은 공간을 만들어 낸다.


승효상의 <승효상의 문화풍경>은 귀빈실, 귀빈예비실, 역장실에서 전시된다. 구축과 응집으로 성장한 우리 도시문화에서 승효상은 '집을 짓기 보다는 삶을 짓는' 건축가의 정신을 보여 주며, 보다 유연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한 문화생성 공간으로 전환했다. 승효상의 <근작 10제>, <실현되지 못한 지문의 도시>, <거주풍경>의 소주제로 자신의 작업세계를 보여준다.

3등 대합실에서 열리는 <건축한계선>은 건축가 이종호의 발의 후 김일현·김광수·하태석의 기획으로 준비되어 이들이 초대된 건축가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모두 '87체제 속에서 20대를 시작한 이들의 작업은 일상적이며 개별적이지만, 아직 자유롭지 못한 오늘의 도시 안에서 자신들 작업의 경계를 시험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강준혁의 <문화그릴 강준혁>은 2층 그릴에서 진행된다. 문화기획 1세대로 70,80년대 <공간사랑>을 중심으로 공옥진, 김덕수 사물놀이, 김금화 굿 등 잠재된 예술혼을 발굴, 하여 전통과 현재를 잇는 문화전파사를 자처해 온 강준혁은 이번 전시에서 매우 창의적인 공연과 좌담 프로젝트를 이끈다. 4월,5월 두 달 동안 구서울역사 2층 그릴에서 주4회 12시부터 3시까지 <문화그릴 강준혁>에서 30여명의 공연예술가의 공연과 차세대 기획가들과 미래에 관한 좌담을 전개한다. 월요일은 "공간사랑 이야기", 수요일은 "SMA 음악회" 목요일은 육태안의 "우리몸짓찾기", 금요일은 "미래문화포럼"등이 열린다.

12시부터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오래된 미래>의 김성원 예술독과 기획전의 안상수, 김영준, 승효상, 강준혁 네명의 작가가 함께한 가운데 옛 서울역사의 대식당 그릴이 있었던 2층 다목적홀에서 진행되었다.

김성원: 사실 이번 전시회에서 저는 서울역을 중심으로 한 과거와 미래로의 연결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안상수, 승효상, 강준혁 세 분 작가선생님을 모셨습니다. 각 작가들께서는 직접 각자의 전시 컨셉을 정하시고 그에 맞추어 장소를 선택하셨죠. 1층과 2층에는 서울역의 옛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전시들, 2층에는 음악회, 좌담이 이루어지고 광장에서는 마임, 밴드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집니다.

강준혁: 제가 이번 전시에서 기획한 <문화그릴 강준혁>은 새로운 형식의 공연, 좌담 프로
그램입니다. 두달남짓 기간동안 좌담, 인형극, 마술, 음악회, 우리의 몸짓을 찾아가는 과정 등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목요일에는 육태안, 구희서 선생의 '우리몸짓찾기'가 열리고요. 금요일 1시에는 '미래문화포럼', 토요일은 'SMA 음악회'인데, 제가 68년부터 해온 음악회
에 관한 포럼입니다.

김영준: 이번 김수근 선생님에 대한 전시회는 베를린에서 했던 전시를 옮겨온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김수근 선생인 아직도 우리마음에 살아있고 25주년이 지난 지금 역사에 기록될 시기가 왔습니다. 200여 점 남은 작품 중에 우리가 지표로 삼아야 하는 작품 20여 점을 선택해서 지금의 우리 시각으로 보는 작품전으로 기획했습니다.

 문화역284 '그릴'에서 개관전 "오래된 미래"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예술감독 김성원과 기획전의 네명 작가 김영준, 승효상, 안상수, 강준혁.
문화역284 '그릴'에서 개관전 "오래된 미래"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예술감독 김성원과 기획전의 네명 작가 김영준, 승효상, 안상수, 강준혁.박순영

승효상: 서울역이라서 가능한 서울역사의 중요성과 이번 전시회의 중요성이 있습니다. "오래된 미래"라는 컨셉안에 김수근 선생과 승효상 선생, 그리고 다른 건축 작가들의 건축에 대한 생각들을 만나실 수 있죠. 이것은 현재의 전시이지만 또한 미래의 전시가 될 것입니다.

안상수: 이번 전시를 위해 최승호 시인과 송승환 시인, 서예가 진영조 선생도 직접 서울역의 이미지를 주제로 시를 쓰셨습니다. 각 시에서는 서울역에 대한 찬미나 이미지를 볼 수 있고, 기차영상과 기차를 탄 것 같은 이미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보통 서울역 하면 슬픔, 애환, 근대사의 슬픔을 떠올리지만 제 작품 "웃음꽃 한글"에서는 기쁨이나 여행처럼 들뜬 감정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간담회 이후 짤막한 인터뷰에서 강준혁은 "2층 '그릴'공간은 1925년 문을 연 조선 최초의 서양식 식당 '그릴'이 있었던 곳이죠. 사실 역사적 공간이 전시공간으로 변화한 예가 서울역이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제가 구성한 <문화그릴 강준혁>은 제가 이번 전시에 '작가'로 초대되어 음악회와 좌담 등을 기획하게 된 새로운 형식이죠. 이것이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이례적인 또 하나의 문화장르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 그릴 공간에서는 오후시간 내내 피아니스트 김은애 선생이 계시면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실 것입니다."

문화역서울 284는 옛 작가들과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서울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며 신선한 공간이 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역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바탕으로 과거 서울의 문화 및 건축역사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서울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복합 문화공간 '문화역서울 284'개관전 <오래된 미래>는 관람료 무료로, 4월 3일 부터 6월 15일까지(오전10시~오후 7시(월요일 휴관) 열린다. 특히 4월부터
5월까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문화그릴 강준혁' 에서는 연극, 마임, 음악회, 마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한편, 개관전과 함께 서울역 광장에서는 4~5월 주말마다 '덩더꿍 문화역서울' 과 여성연희단, 장애인 연희단, 실버 연희단 등 다양한 풍물패의 전통연희 공연과 인디밴드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4월 4일에는 작가 김수근에 대한 토론회가 이어령의 진행으로 열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KNS서울뉴스(http://www.knsseoulnews.com)에도 함께 송고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하여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KNS서울뉴스(http://www.knsseoulnews.com)에도 함께 송고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하여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문화역서울 284 #김성원 #강준혁 #김수근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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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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