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에서 우연히 만난 유랑단원들과 조국 교수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청년당
낮 12시 20분부터 조국 교수는 장향숙 민주통합당 후보의 선거유세를 도왔다. 민주통합당 선거 유세에는 조국 교수의 말을 듣기 위해 사람이 몰린 반면 청년당의 선거운동을 지켜보는 사람은 많지 않아 초라해 보일 정도였다. 선거운동차량부터 스피커의 음질까지 여러 모로 군소정당의 한계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앞선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은 청년당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 사하갑에서 청년당 박주찬 후보가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구에서 한 명도 출마하지 않은 대구보다 반응이 싸늘했고, 시민들이 주로 모인 남포동 광복로보다도 반응이 없었다. "취업 문제가 쉽게 해결될 일이었으면 진작 해결됐을 것"이라는 김아무개(21)씨의 말이나 "공공보건 의료 확충 같은 데 신경 썼으면 좋겠지만, 별로 기대는 안 한다"는 신아무개(22)씨의 말에서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새로운 소통의 창구가 생긴다는 점에서 의미 있어"분위기가 바뀐 것은 설문조사를 다시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유랑단원들이 다가가서 어떤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고 말을 걸자 학생들도 조금씩 자신들의 생각을 들려줬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로는 등록금(23표)과 청년실업(22표)이 단연 우세했고, 중소기업 및 자영업 지원이 9표, 정치개혁이 5표를 얻었다.
김성령(21)씨는 "등록금이 무상인 나라도 있는데 우리는 너무 비싸다"며 등록금 문제 해결에 표를 던졌다. 전예원(20)씨도 "국립이어도 비싸다"며 "부모님을 생각하면 등록금 거품이 빠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연주(22)씨는 "일자리가 부족해 등록금을 많이 내면서도 학교를 다니게 된다"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등록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우(21)씨 역시 "주변 가족, 선배를 보면 취업을 어려워하는데 언젠가 저도 그것 때문에 힘들어 할 것 같다"며 "구조적 문제니까 정치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강은(22)씨는 "전에 반값등록금 문제로 학생 5000명이 모였는데도 윗선에서 안 받아주니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위에서부터 오픈돼야 한다"고 정치개혁에 표를 던졌다. 구자영(20)씨 역시 "새누리당 안 뽑으려 해도 다른 당에 뽑을 사람이 없다"며 "정치다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년당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가능성보다 의미를 이야기하는 대답이 나왔다. 조연주씨는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는 회의적이지만, 이전에 없던 소통의 창구가 생긴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고 말했고, 김동우씨도 "지금 당장 국회의원을 배출 못 할 수도 있지만, 득표 하나하나가 힘이 돼 제2, 3의 청년당 운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유랑단원 이원준(24) 씨는 "대구보다는 냉랭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설문조사를 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 열린 것 같다"며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방법을 찾은 것 같다,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청춘봉고 유랑단'의 부산에서의 선거운동은 그렇게 끝났고, 4박 5일에 걸친 기자의 첫 동행 취재도 함께 끝이 났다. '청춘봉고 유랑단'은 이날 저녁 울산으로 출발하고, 3일에는 진주와 창원에서 선거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김경훈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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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 2015.4~2018.9 금속노조 활동가. 2019.12~2024.3 한겨레출판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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