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집 벽에 걸려있는 그림. 장인어른께서 나만 보시면 항상 하시던 말씀이다.
조상연
요즘 담배를 끊느라 애를 쓰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바람이나 쐬자며 밖으로 나오려 하니 말도 못하시는 장인어른께서 잡은 손을 안 놓아 주신다. 억지로 손을 빼내기도 민망스러워 한 시간을 그렇게 손을 잡히고 있는데, 함께 간 딸아이가 배가 고프다며 제 엄마 옆구리를 콕콕 찌른다.
아내가 데리고 나가 밥이나 사 먹이고 오라며 장인어른의 손을 빼내어 자기 손으로 옮겨 쥔다. 예전에 처가를 가면 장모님은 조 서방 술 마시는 꼴 보기 싫다며 슬쩍 돌아앉으시고, 장인어른이 손수 밖에 나가 술과 돼지고기 두어 근 끊어 오시고는 했는데…. 그야말로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딸아이나 나나 아침도 안 먹고 나온 터라 부랴부랴 식당을 찾으니, 낯선 동네라 그런지 눈에 안 뜨인다. 결국, 닭갈비 집 한군데를 찾았다. 닭갈비와 소주 한 병을 시켜놓고 딸아이와 마주 앉았다. 내가 그렇게 모진 사람도 아니고, 부모님 때문에 병원이라면 이골이 난 사람인데도 병원에서의 냄새가 가시지를 않는다. 소주를 석 잔이나 연거푸 털어 넣으니 몸은 따뜻하게 더워지는데, 고개는 자꾸만 땅바닥을 향한다. 마주앉은 딸아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그만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