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강원도 원주(갑) 야권 단일후보, 민주통합당 김진희 후보.
성낙선
김진희(47) 후보는 두 번의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친 끝에, 원주(갑) 선거구 야권 단일 후보로 낙점됐다. 그와 경쟁을 벌인 후보들 중에는 박우순 현 국회의원과 심기준 전 강원도정무특보가 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인물들이다. 김 후보가 그처럼 막강한 배경을 가진 정치인들을 물리치고 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된 데는 그만이 가지고 있는 남다른 저력 때문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20여 년이 넘게 원주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2010년 도의원 선거에 도전하면서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 2년여 도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도내 전면 무상급식 실시, 2013학년도 고교평준화 실시 등 많은 일을 해냈다.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남다른 전력도 가지고 있다. 90년대 초 통일운동이 격렬하게 일어났던 시기, 범민족대회 강원도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때의 일이다. 금강산 관광하고 남북교류 하자고 주장하다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민주화운동이나 평화통일운동에 매진하던 사람들 대부분이 국가보안법에 연루돼 억울한 옥살이를 견뎌야 했다. 그 역시,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대가로 인생에 그런 이력 하나를 더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강원도에서 선출직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최초의 여성 후보다.
김진희 후보는 과거 강원도의원, 원주시민연대 대표, 원주한지문화제 집행위원장, 민주당 무상급식추진특별위원회 강원도본부장 등을 지낸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사)한지개발원 이사, 강원교육정책포럼 위원직 등을 맡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원주발 파리행 페이퍼로드(공저)>가 있다.
원주 시민들은 어떤 모습을 보고 그를 민주통합당의 야권 단일 후보로 선택한 것일까? 인터뷰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9일을 하루 앞두고 선거 운동 준비로 몹시 분주한 그의 선거사무실에서 약식으로 진행됐다.
"시민운동 해왔던 것처럼 정치를 하고 싶다" - 정치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원주민주청년회 회장을 시작으로 시민운동 시작해서 줄곧 한 길을 걸어왔다. 시민운동도 정치운동의 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80년대, 90년대 운동이라는 것이 모두 일상의 민주화, 정치적 문제였다. 제도의 민주화, 반민주 악법 철폐를 요구했던 것이 결국 정치 운동 아니었나? 나는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도 줄기차게 요구했다. 언론 악법 철폐하는 문제, 노동 악법 철폐하는 문제, 그렇게 그 시대에 치열하게 반민주 악법을 철폐하는 운동을 전개해왔다. 결국 정치는 그때까지 내가 펼쳐온 시민운동의 연장선 위에 있는 것이었다."
- 시민운동과 정치가 다르지 않다는 얘긴데..."2년 전만 해도 강원도 같은 경우 10년 넘게 일당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도의회의 90%가 한나라당 세였기 때문에, 의회 권력이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지방이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그것을 끊임없이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정치적인 지형은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뛰어들게 됐다. 내게 시민운동은 정치와 다른 게 아니다. 그래서 2010년에 도의원에 출마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에 변함이 없다. 나는 평소 시민운동을 해왔던 것처럼 선거운동 하고, 시민운동을 해왔던 것처럼 정치를 하고 싶다."
- 도의원으로서 주로 어떤 활동을 했나?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우선 전국적인 이슈였던 전면 무상급식을 도에서 실시하게 하는 데 힘썼다. 강원도는 지난해에는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못했다. 그랬던 것을 올해부터 유치원, 초등학생까지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게 만들었다. 지금 계획대로라면 내년에는 중학생, 내후년에는 고등학생으로 무상급식이 확대된다. 내가 도의원하면서 가장 뿌듯하게 생각하는 활동으로 꼽는 것 중에 하나가 무상급식 전면 실시다.
둘째는 고교평준화 실시다. 강원지역 같은 경우 고교평준화를 실시하다가 비평준화 지역으로 돌아서는 등 부침을 반복해왔다. 고교평준화 운동은 시민운동을 할 때부터 해왔던 일이다. 올해 드디어 고교평준화 조례가 통과돼 내년부터 강원도 전역에 고교평준화를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셋째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다. 교육위원회 활동하면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힘썼다. 예컨대 학교 비정규직의 임용권을 교육감에게 주도록 해서 고용을 안정시키고, 학교 급식 조리종사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근무 일수를 조정했다. 학교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한 것도 내가 도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거둔 주요한 성과 중에 하나다."
"이명박 정부 교체하는 데 힘을 결집시켜야 한다"
- 여성 정치인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남성 정치인이 주류다. 그렇다 보니 세간에는 여성이 하면 좀 더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심리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부정한 정치, 꼼수 정치를 여성 정치인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깨끗하고 정직한 정치를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