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재의 <서른 즈음에>는 음악과의 만남(음악:김성윤)을 보여준 공연으로 청춘의 후회와 아쉬움을 서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문성식 기자
하지만 음악이 보여주는 느림의 미학과 흰 옷, 미니미족 같은 동작들, 그리고 귀뚜라미 소리, 자연의 소리 등이 주는 의미화는 이해가 갈 만하다. 이어서 무척 인상적인 농부와 사자의 옛날 이야기가 내레이션으로 흘러나온다. 사자가 농부에게 농부의 딸과 결혼하겠다고 한다. 농부는 기지를 발휘하여 가족과 의논하겠다며 하루를 벌고, 자신의 딸이 사자의 발톱과 이빨이 무섭다 했다한다. 사자는 결국 발톱과 송곳니를 다 뽑아주고 농부의 가족들에게 맞아죽었다는 내용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때 무용은 느린 동작의 요가로 정적이다. 이어진 명상음악과 함께 새로운 인생의 국면을 맞이하는 모습이다. 엉덩이를 까뒤집어 보이기도 하고, 넷이 둘러앉아 처음의 합창음향에 이들은 다시 동심으로 돌아간다. 무대는 끝난다.
세 번째 무대였던 이원재의 < 기타리스트_Guitarist >는 희곡작가(희곡작가:최원종)와의 만남으로 젊은이들의 꿈과 아쉬움을 보여주었다. 처음엔 두 남자와 가운데 여자 사이의 대화가 이어진다. 사실 여자는 별 말없이 남자들 사이에서 마이크만 이동해 준다. 남자들끼리는 마이크를 서로에게 돌려가며 장난도 치고, 기억도 나지 않을 태아 때 어머니와의 추억, 돌잔치의 추억과 자신의 재능에 대해 다짐하는 등 결국은 청춘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생아실에서의 추억은 특히 씁쓸하다. 한 신생아가 '우리집은 부자라서 나의 미래는 밝다'고 하여 주인공은 눈물지었다는 말도 안돼는 설정이지만 무척 공감간다.
이날의 세 개 공연에서 '기타리스트'는 관객들이 제일 많이 웃고 공감했던 무대였다. 무대에 세 곳에 삼각형 모양으로 마이크가 놓여 있다. 이제 여자가 말을 시작하고 어린시절 아프셨던 할아버지를 추억한다. 할아버지는 다섯살 그녀에게 '너만 보면 안 아파'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초능력자'라고 생각했다.
이들 셋은 무대를 삼각형으로 뛰어다니며 '사랑이란 잡을 수 없는', '꿈이라는 견딜 수 없는'이란 단어를 반복적으로 말하다 쓰러진다. 여자는 반복되는 기타 사운드와 함께 '나는 초능력자'라고 외친다. 이때의 사운드의 반복성과 몸동작의 반복성은 자유를 향한 반복성이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그녀에게 쥐어준 장난감 마이크는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