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을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가 27일 일원동의 상가를 돌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남소연
"강남을 지역은 강남갑과 달리 최상류층·중산층·하류층이 공존하는 곳"이라는 유만희 의원의 설명처럼 강남을은 빈부격차가 큰 지역이다. 지난해 5월 단체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구룡마을 주민들은 10·26 보궐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투표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국회의원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김원심 구룡마을 주민자치회 부회장은 "구룡마을은 누군가에게 의지할 데가 없기 때문에 센 곳, 힘 있는 곳, 주로 여권을 지지했다"면서 "1995년 민선 1기 구청장 선거부터 마을 차원에서 한나라당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개발시켜 준다'는 말만 믿고 20년 가까이 한나라당을 지지했지만, 아직도 여기가 이렇다"면서 "반면, 정 후보는 지난 6년 동안 구룡마을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에는 우리를 이해해주고 보살펴 줄 수 있는 사람한테 표를 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구룡마을 거주민 2000여 명 가운데 유권자는 1800여 명이다.
개포동 재건축도 주요 변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 후 개포동 주공아파트와 시영아파트의 재건축 계획을 보류했다. 현재 서울시는 승인 조건으로 소형주택비율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27일 방문한 주공아파트 단지 근처에는 '시민이 주인이라던 박원순은 잊었는가', '인허가권 이용한 행정폭력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주공아파트 인근 상가에서 벽지가게를 운영하는 조철희(53)씨는 "재건축은 재산 증식의 문제니까 집주인 입장에서야 (소형주택 비율을 확대할 경우) 돈이 안 되는데 좋아할 리가 있겠느냐"며 "아마 이번 선거에서 재건축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이 처음으로 거물급 정치인을 내놓으면서 박빙까지 갔지만 재건축 때문에 결국엔 새누리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가 재건축 문제 해결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 후보는 "제가 이 문제를 풀 권한은 없지만 다리를 놓는 일은 누구보다도 잘 할 적임자"라며 "박원순 시장과 주민들 사이에 열심히 가교를 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박 시장과의 중재를 통해 주민들이 19일, 29일 집회를 취소했다, 현수막도 철거할 것"이라면서 "서울시와 주민들 사이의 절충안을 이끌어내겠다"라고 강조했다.
'1번 김종훈'이 적힌 빨간 점퍼를 입고 다닌 김종훈 후보와는 달리 정동영 후보는 노란 점퍼가 아닌 정장 차림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당'이 아닌 '인물론'으로 승부한다는 것. <매일경제> 여론조사 결과,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8%p대인 반면 당 지지율 격차는 그 두 배인 17.2%p에 이른다.
FTA 논란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은 정 후보 측에도 부담이다. 정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FTA 논란을 피할 생각은 없지만 FTA 논란에 모든 것이 매몰되다 보면 최근 밝혀지고 있는 민간인 사찰 문제 등 MB 심판론이 묻히게 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날 정 후보는 야권단일화를 이룬 신언직 공동 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주민들을 만났다. 또 다른 선대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은 의료계·법조계 등 전문가 집단을 만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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