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에도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과 관계없다는 지리 인식이 계승되고 있음을 담고 있는 <관허 일본여지전도>(일본. 나카지마 호. 1872년 제작. 132x86cm.개인 소장)
출판사 제공
야마다 고노스케가 조선전기형 지도를 저형으로 경위도를 넣어 제작한 <개정신전 조선전도>(1882)에도 독도를 울릉도 아래에 그렸으나 지명은 없고 <관판 실측일본도>(1870년)에는 독도가 아예 빠졌다. 경위도 표시를 기본으로 제작된 <관허 일본여지전도>(1872)에도 울릉도와 독도 주변은 채색도 되어 있지 않고 경위도 전혀 표시되지 않았다.
이 모든 지도들이 독도는 울릉도와 함께 조선의 영토라는 것을 이미 전제로 제작된 것이다. 그런데 이는 <독도사전>를 잠깐 넘겨 읽으며 만나는 몇 가지 항목에 불과하다. 1800년대 이전에 제작한 일본의 고지도들과 외국에서 제작된 것들, 우리의 고지도들까지 합하면 그야말로 '셀 수조차' 없다.
"(중략) 다케시마(울릉도)는 조선국 강원도에 속하는 한 소도로 마쓰시마(독도) 서쪽에 솟아 있다. 둘레가 10리 정도로 조선 본토에서 떨어지기를 약 40리, 우리 오키국에서는 100리 남짓 떨어져 있다. 거기서 마쓰시마에 이르는 거리도 다시 40리 정도라고 한다. 다케시마는 조선국 영토로, 우리한테는 요원한 땅에 속한다"고이즈미 노리시다(1851~1922)는 일본 향토 사학자이자 지방 정치가로 사립 도서관을 창설하여 향토 사료의 수집과 간행에 노력했는데, 그는 1903년에 간행한 <오키지> 후편 제49절에 이처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 서기관이었던 기타자와 마사노부(1840~1901)의 기록에도 독도는 울릉도와 함께 조선령임을 인정하고 있음이 보이는데, 앞서 말한 고지도들처럼 일본의 문서에 독도가 조선령임을 이미 인정하고 있는 기록은 셀 수 없이 많다.
220쪽에 의미 있는 지도 하나가 실려 있다. '영국 외무성 대일 평화조약 임시초안(1951.4.7)에 첨부된 지도로 당시 세계 여러 나라들의 일본의 영토 분쟁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과 견해가 반영된 근거 자료다. 지도는 일본령과 일본령이 아닌 곳을 명확하게 표기했는데, 독도를 일본령에서 배제해 한국령으로 표시하고 있다.
대일 평화회담 준비 및 진행과정에서 영국 정부의 유일한 지도이자 연합국의 견해를 반영한 유일한 지도라는 것, 영토 문제와 관련해 일본으로부터 집중 로비를 받은 미국과 입장이 다른 영국 정부가 객관적인 제3자 시각으로 그렸다는 것, 캐나다나 호주 등 당시 여러 국가들의 시각과 견해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무척 의미있는 지도인 것이다.
<독도사전>은 독도와 관련된 용어, 관련 인물이나 지명, 역사적 사건과 외교문서, 관련 단체, 고지도, 독도의 환경이나 동식물과 자원 등 무려 1000여의 항목을 다루고 있다. 참고로 69명이 공동집필했으며, 뒷부분에 30여 점 가까운 고지도 및 독도를 한눈에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독도 연표가 실려 있다.
고지도와 기록 등을 우선 이야기해 자칫 딱딱한 설명이 되고 있는데, 이처럼 독도 관련 거의 모든 것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누가 무엇에 관심을 두고 읽는가에 따라 사전의 활용은 다양해 질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독도의 식물·곤충·동물·조류 등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중략) 이후 일본은 여러 도서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는데, 이때 근거로 삼은 논리는 무주지(無主地)에 대한 선점(先占) 논리였다. 여러 사례 가운데서도 미국과의 외교적 충돌 위기를 넘기면서 일본 영토로 편입하는데 성공한 미나미토리시마가 가장 대표적인데, 이 사례는 차후에 이루어진 도서 편입의 모델이 되었다. 일본의 도서 편입은 대체로 ①무주지 발견→②자국민의 이주와 경제활동→③해당 도서의 귀속에 대한 확인·영토 편입 후 대하(貸下) 청원→④각의 결정→⑤(지방)고시→⑥대하(貸下)라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1905년의 독도 편입 역시 형식적으로는 이와 동일한 과정을 거쳤다.그런데 일본은 미국 등 서구 국가에 대해서는 사전 통보나 협의 등을 진행시킨 것과 달리, 한국에 대해서는 아무런 협의나 통고 없이 일방적으로 독도 편입을 강행했다. 다른 섬들과 달리 독도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하며 17세기에 양국 간 분쟁의 대상이 되었던 울릉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러일전쟁기의 군사적 필요로 인해 한반도에 대한 침략적 우위를 배경으로 삼아, 여타 도서와 동일한 논리를 적용하여 자국 영토로 편입했던 것이다. -허영란 글 '일본의 영토편입과정'중에서 인상 깊게 읽은 부분 중 하나다. 2012년 3월 27일 오늘 저녁, 일본 극우세력이 한국 공관 앞에 '독도는 일본 땅'라 쓴 비석을 세웠다는 3월 26일자 보도에 이어 일본 교과서 60%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것을 채택했다는 보도가 전해진다.
독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다. 우리나라 주권의 상징이자 우리가 지켜야 하는 우리의 영토다. <독도사전>의 발간 취지는 우리가 지켜야만 하는 우리 독도를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 흩어진 자료들을 모아 통일시키고 모음으로써 일본의 계속되는 망언에 마땅히 대응함과 동시에 통합적 관점에서 독도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있다. '국민들에게 좀 더 정확한 독도 관련 지식을 제공'하는 것 또한 발간 취지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에게 <독도사전>이 특별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독도 사전>ㅣ엮은이:한국해양수산개발원ㅣ출판사:푸른길ㅣ2011-11ㅣ값:50,000원
독도 사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엮음,
푸른길,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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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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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시마는 조선국 영토... 우리에겐 요원한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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