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제 성공회대 NGO대학교 교수
심규상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NGO대학원)가 청와대 관계자들의 불법사찰 은폐 논란과 관련 "탄핵을 열 번은 당해야 할 만큼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22일 오후 8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소강당에서 열린 '대전충남인권연대 창립식'에서 '2012년 한국의 인권현황'을 주제로 기념강연했다. 그는 청와대의 불법사찰 은폐논란을 1972년 미국 백악관에서 있었던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사건과 비교했다.
조 교수는 "닉슨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결정적 원인은 반대세력에 대한 비밀감시 및 권력남용 혐의가 담긴 대화테이프를 약 18분간 지우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닉슨 대통령은 지금 드러나고 있는 청와대의 불법사찰 은폐사건에 비하면 훨씬 가벼운 것"이라며 "당시 백악관에 비해 훨씬 더 큰 죄를 범한 청와대는 탄핵을 당해도 열 번은 당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교수는 "그런데도 해군총장이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표현했다는 이유로 고소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에 대해서도 "가십거리인 해적기지 발언을 1면 머리기사로 실으면서 불법사찰 은폐사건을 가볍게 다루고 있다"며 "모두가 사건의 경중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 인권문제, 진보진영이 논의 주도권 가져야"그는 북한인권문제와 관련해서는 진보진영의 미온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조 교수는 "북한인권 문제는 이미 국제문제화 돼 있다"며 "'북한정권 타도'가 북한인권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보수단체도 문제지만 진보진영이 정치적, 역사적 이유로 북한 인권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온 데 대해서도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 인권문제를 말할 정통성과 경험, 진정성 등을 가지고 있는 진보진영이 관심을 갖고 논의 주도권을 가져야 제대로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남한 사회에서 각종 차별을 받고 있는 2만 3000여 명의 탈북자(새터민)를 껴안지 못하면서 통일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