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는 연예인 '잉꼬부부'들의 기사가 많다.
이윤옥
<표준국어대사전>에 잉꼬를 찾아보면 "잉꼬(일본어, inko, 鸚哥) : 1. 앵무과의 앵무속 이외의 대부분의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 우관이 없고 몸빛은 붉은색, 초록색, 노란색 따위이다. 2. 앵무과의 새. 몸의 길이는 21~26cm이다. 머리 위는 노란빛, 뺨에는 푸른빛의 굵고 짧은 점이 한 쌍 있으며, 그 사이에 둥근 점이 두 쌍 있다. 허리·가슴·배는 진한 초록색이고, 꽁지는 가운데의 두 깃은 남색이며, 그 외는 노란색이다"라고 나온다. 이렇듯 잉꼬, 즉 앵무새라는 말에 '다정한 부부'라는 뜻은 없다.
잉꼬는 위와 같이 그냥 앵무새일 뿐 '부부금실'과는 무관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본말 '잉꼬'에 '부부'를 붙여 사이좋은 부부의 대명사처럼 줄기차게 쓰고 있는 것이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국어순화용어자료집>(1997. 2. 15)에는 '잉꼬부부(鸚哥夫婦)'가 일본어투 생활용어라면서 '원앙부부'로 순화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원앙금침'이라는 말로도 쓰이는 원앙새는 예부터 한국에서는 고전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부부금실의 대명사였다. 비교적 오래된 기록은 서긍(徐兢, 1091~1153)의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 제28권 '수막(繡幕)'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다.
수막의 장식은 오색이 뒤섞여서 이루어진 것으로, 가로로 꿰매지 않고 한 폭씩을 위에서 아래로 드리웠다. 여기에도 원앙새·난새·꽃떨기 등의 무늬가 있는데 홍색과 황색이 강하고, 그 바탕은 본래 무늬 있는 붉은 깁이다. 오직 순천관의 조전(詔殿)·정청·정사와 부사의 자리 및 회경전(會慶殿)과 건덕전(乾德殿)의 공회(公會)에만 설치한다. 또 고려 때 이인로(李仁老, 1152~1220)의 시에 보면, "공작 병풍 그윽한 곳에 촛불 그림자 희미하고(孔雀屛深燭影微)/ 원앙새 잠이 단 데 어찌 헤어져 날으랴( 鴛鴦睡美豈分飛)"라는 구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