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청와대 지시로 '동지상고'도 사찰? "수십명 달한다"

KBS 새노조, <리셋 KBS뉴스9>에서 '하명사건처리부' 입수 뒤 공개

등록 2012.03.22 20:21수정 2012.03.2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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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의 연이은 특종보도로 민간인 불법사찰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사찰이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외에도 수십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청와대가 사찰을 지시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문서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파업 17일째에 들어선 언론노조 KBS본부(KBS 새노조)는 22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리셋 KBS뉴스9> 2회에서 "청와대의 지시로 총리실이 광범위하게 사찰을 하면서 작성한 '하명사건처리부'를 입수했다"며 "이 문서는 총리실 사찰이 김종익씨 외에도 적어도 수십 명에게 광범위하게 진행됐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셋 KBS뉴스9>에 따르면, 이 문서는 2010년 관련 수사 당시 검찰이 압수한 서류의 일부로, 청와대로부터 지시받은 사찰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담고 있다.

 

KBS 새노조 소속 취재진은 "이 문서에는 총 25개의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이중 22건은 검찰이 그 내용을 가리고 법원에 제출해 알 수 없다"며 "나머지 3건에서 이미 밝혀진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과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외에도 또다른 인터넷 글을 사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려진 22건의 대상자는 청와대와 마찰을 빚은 정·관계 인사나 정부정책을 비판한 민간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파업 17일째에 들어선 KBS 새노조가 22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리셋 KBS뉴스9> 2회 장면들
파업 17일째에 들어선 KBS 새노조가 22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리셋 KBS뉴스9> 2회 장면들KBS노동조합
파업 17일째에 들어선 KBS 새노조가 22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리셋 KBS뉴스9> 2회 장면들 ⓒ KBS노동조합

'사찰 대상자'였던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도 이 같은 사실을 증언했다. 김 전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검사로부터 저 이외에도 국무총리실에서 사찰을 한 사람들이 몇 십 명 단위로 있다는 걸 얼핏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리셋 KBS뉴스9>는 "관련 자료를 입수해 전방위적 사찰을 확인했다"며 "사건증거로 압수된 컴퓨터 파일 목록에서 당시 강정원 국민은행장에 대한 비리보고서나 쌍용차 파업에 대한 보고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같은 목록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상고 출신들을 관리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명과 퇴직경찰 모임인 '무궁화클럽 관리방안'이라는 문서명을 확인했으며, KBS 파업과 관련해서도 세 차례 동향보고서가 작성된 흔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리셋 KBS뉴스9>는 "또 하나 이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사건의 실체를 밝힐 컴퓨터 한 대가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에는 10대의 컴퓨터가 있었는데, 장진수 전 주무관이 하드디스크를 삭제한 컴퓨터는 9대이며 1대는 사라져 있었다"며 이를 뒷받침할 장진수 전 주무관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에 대해 이들은 "따라서 최소한 하드디스크 손상되지 않은 컴퓨터가 어딘가 존재할 수 있으며, 누군가는 꼭 그 컴퓨터를 숨겨야 할 이유가 있었다는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1995년 총선 당시, MB 친인척들도 '위장전입'했다"

 

 파업 17일째에 들어선 KBS 새노조가 22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리셋 KBS뉴스9> 2회 장면들
파업 17일째에 들어선 KBS 새노조가 22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리셋 KBS뉴스9> 2회 장면들 KBS노동조합
파업 17일째에 들어선 KBS 새노조가 22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리셋 KBS뉴스9> 2회 장면들 ⓒ KBS노동조합

또한 이날 <리셋 KBS뉴스9>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 2007년, KBS에서 이명박 후보 친인척의 위장전입 사실을 취재하고도 방송이 가로막혔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리셋 KBS뉴스9>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한 바 있다"며 "당시 KBS 제작진은 이명박 후보의 친인척들까지 선거를 위해 위장전입한 사실을 특종취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그러나 이화섭 보도본부장이 가로막아 방송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KBS 새노조 소속 취재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95년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석 달간 살았다는 서울 평창동 소재 빌라는 이 대통령의 처형집이었다. 그리고 바로 옆집은 이 대통령의 처남인 김재정씨가 총선 직전 두 달간 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이들은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씨도 총선을 전후해 5개월간 종로구로 주소를 옮겼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그러나 당시 김재정씨와 이상은씨가 전입신고를 했던 곳에 실제로 살고 있던 거주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이들과의 인터뷰 장면을 함께 담았다.

 

<리셋 KBS뉴스9>는 "위장전입에 사용된 두 집의 당시 소유자는 이명박의 손윗동서 형제였다"라며 "후보의 친인척들이 선거를 앞두고 다른 친인척 집에 위장전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들은 "2007년 KBS 대선후보검증팀이 이를 발굴해 관련자 증언까지 확보했는데도 빛을 보지 못했다"며 "이화섭 당시 1TV 뉴스부장이 '후보자 본인의 위장전입이 아니면 보도할 필요는 없다'는 이유로 가로막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화섭 당시 1TV 뉴스부장은 이후 KBS 부산방송총국장을 거쳐 지난달 1일 신임 KBS 보도본부장으로 선임됐다.

 

한편, 이날 <리셋 KBS뉴스9>는 ▲ "제작거부중인 KBS 기자회 164명이 선복귀하고 회사가 정한 기간에는 항구적으로 파업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면 물러나겠다"는 이화섭 보도본부장의 제안 ▲ 미군기지 이전 부담금의 90% 이상을 한국 정부가 부담한다는 사실을 폭로한 위키리스크 문서 ▲ 한미FTA가 발효되던 15일 '한미FTA 발효문서 정보공개청구'를 정부가 거절했으며, 정작 미국 세관의 전산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소식 ▲ KBS 파업을 알리며 전국을 도보로 횡단 중인 KBS 새노조원들의 소식을 함께 전했다.

#민간인 사찰 #KBS 파업 #리셋 KBS뉴스9 #이명박 #정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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