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 1주년을 맞아 2011년 3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천안함 진실과 민주주의 그리고 한반도 평화' 토론회에서 이승헌 버지니아 대학 교수가 천안함 진실과 과학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남소연
이렇게 천안함사건은 한국이 민주주의 및 평화와 통일을 향해 나가는 데 겪는 문제들의 집약체이다. 2013년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평화를 정착시키며 분단을 극복하는 데 주요한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면, 그 결정적 고리의 하나는 천안함 문제의 해결이 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천안함 문제는 해결이 상대적으로 손쉬울 수 있다. '1987년체제'에서의 성숙한 시민사회의 역량이 있었기 때문에 천안함과 관련한 많은 사실적 문제들이 제기된 상태이다.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적국'이 연루되었다는 민감한 안보문제에서 시민들이 이렇게 활발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숨겨진 사실을 파헤치는 것은 세계사적으로도 그 예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2013년체제'가 오고 있음을, 올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이미 확인한 것이다.
그 필연성은 합조단 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합조단 보고서의 공식적인 결론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합조단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훌륭한 실력과 양심을 보여주었다. 이 보고서를 자세히 읽어보면 데이터 분석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근접 어뢰폭발설'을 부정하는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근접어뢰폭발설'을 부정하는 증거들예를 들어 보고서는 "근접폭발이 일어날 경우에는 다수의 파편이 선체 내에 존재"해야 하지만 "천안함사건에 사용된 어뢰의 파편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금속은 식별하지 못하였다"고 확인하고 있다. 또 "충격파와 폭발소리에 의해 청각장애 및 화상환자가 다수 발생"할 것이나 이러한 환자는 "없음"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어뢰폭발로 생기는 강력한 '버블효과'가 천안함을 절단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된 최첨단 시뮬레이션도 버블효과로는 선체가 절단될 수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보고서에 수록된 그 많은 시뮬레이션 중 버블효과로 선체를 절단시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단 한 장도 없다.
물기둥도 마찬가지다. 물기둥이 있었다면 물폭탄을 맞았을 좌현 견시병은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며 물기둥을 간접적으로 부정했을 뿐만 아니라, 보고서는 "물기둥 목격자(…)는 없었다"고 직접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또, 어뢰가 근접폭발했다면 고열의 흔적을 남겨야 하는데, 보고서는 "723도 이상의 열이력은 없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추가로 "열흔적이 없는 전선의 절단"을 적시하고, "화상환자는 없었다"며 고열현상의 흔적이 천안함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합조단의 보고서는 어뢰가 근접 수중폭발했다면 남길 수밖에 없는 손상지표가 단 한 가지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데이터를 충실하게 제시한다. 즉 파편, 충격파, 버블효과, 물기둥, 고열 등 어느 하나도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조단 조사단원들이 보고서 안에서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