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파노라마선자산 정상에서 바라 본 거제 제일봉인 가라산(왼쪽 뒤 높은 산)과 노자산(오른쪽 중간 끝 부분 봉우리)
정도길
오르막길은 끝을 보여주지 않는다. 정상에 오를 때, 짧은 코스는 급경사로 힘은 들지만 빨리 오를 수 있다. 반면 완만한 경사는 체력소모는 덜하지만, 정상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힘이 드는데 쉬어 가라는 것이었을까, 도룡뇽 한 마리가 바위에 앉아 있다. 사진을 찍자 셔터 소리에 놀라 줄행랑치는 도룡뇽. 그러고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냉혈동물인 뱀은 비 온 뒤 바위에서 몸을 말리는 습성이 있는데, 괜히 내가 쫓아버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한 무리의 등산객이 쏟아져 내려오고 있다. 멀지 않은 거리에 정상을 보니 안도감이 생겨난다. 오후 1시 들머리에서 출발, 1시간 40분이 걸렸으니 2시 40분에 정상에 도착한 셈. 그때까지 점심을 먹지 못했으니 배고픈 것은 당연한 일. 그래도 정상 표지석을 껴안고 기념촬영을 하는 한 등산객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디서 오셨어요. 사진 찍어 드릴까요?""홍성산우회에서 왔어요. 거제도가 좋다해서 왔는데, 아침 일찍 계룡산에서 출발해서 여기까지 왔네요.""사진 찍어 주는데 비싼데….""사진 값은 홍성에 오시면 한우 한 세트로 갚아 드리겠습니다. 잘 찍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