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규 감독이 만든 짧은 영상 '구럼비의 생명들.' 구럼비 바위 안에 게 한 마리가 숨어있다.
이훈규
한국독립영화협회 소속의 이훈규 감독을 광화문광장에서 만나 일인시위를 진행하는 이유와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이야기, 현장 활동가 양윤모 선생님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처음 강정마을을 방문한 것은 언제였나요? "처음 강정마을을 방문한 것은 2008년 당시 KBS 방송 프로그램 외주 제작을 맡고 있어 이 문제를 다루어 보기 위해 제주를 방문했었는데 제안서가 채택되지 않아 지역 분들에게 미안했었어요.
이후, 작년 5월 1일에 제주에서 음악을 하는 세 팀이 제주 클럽블루힐에서 '강정마을 돕기 콘서트'를 했을 때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 회원들과 함께 강정마을을 방문했었지요. 당시 독립영화 감독들이 100일 동안 강정마을에 머무르면서 '잼 다큐강정'이라는 제목의 70분짜리 영상물을 만들어 'DMZ 다큐 영화제'에서 상영하기도 했어요."
- 강정마을에서 활동 중인 양윤모 선생님은 어떤 분이세요? "그분은 전 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이고, 2006년도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분이세요. 당시 멀리 뒤에 보이는 경복궁 입구 앞 광화문 소공원에서 100일 동안 농성을 하셨고요. 이후, 고향인 제주로 내려가신 후 강정마을 지키기에 함께 해 오신 것이지요. 구럼비 바위를 지키는 과정에서 70여 일간 단식을 하셨고, 얼마 전에도 40일 간 단식을 하고 현재는 미음을 들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 제작 중인 <라사에서 온 편지>는 어떤 작품인가요? "10년 전 사진작업을 하는 후배가 티벳을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영상 활동을 하는 티벳 젊은이로부터 '달라이라마'께 전달해 달라고 받은 편지가 한 장 있었는데 그 후배가 외국으로 나가면서 그 편지를 제게 맡기고 떠났어요. 이후 저는 티벳을 방문해 그 젊은이를 만났고. 작년에는 인도를 방문해 달라이라마의 정치총리를 만나 그 편지의 복사본을 전달했었어요. 본래 달라이라마는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지 않았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정치총리를 두어 정치와 종교를 분리했어요."
- 그럼, 달라이라마를 만나 그 편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을 맺겠군요?
"네. 그렇게 될 거예요. 올해 안에는 그 작품을 마무리해야 해요.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제작지원을 받았거든요."
- 작품 속 주인공인 티벳 청년은 왜 직접 인도방문이 어려운가요?"중국정부에서 티벳인들에게 여권을 발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국정부의 티벳인들에 대한 자유의 억압, 지역민들의 의견무시, 정부가 강압적으로 정책을 진행하는 것 등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모습과 닮아있죠."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주세요."삼성은 전 세계 순위에 드는 큰 기업입니다. 자연을 이익을 얻기 위한 또는 국가 안보라는 명목으로 군사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자연과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의 방향을 조정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국민들도 기업을 무조건 싫어하지는 않거든요.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할 수 있는 그런 발상을 하면 좋겠어요.
지난 주 정부와 삼성은 '국가안보'라는 명목으로 앞으로 3개월간 발파에 사용될 43톤의 화약을 구럼비 바위로 이동시켰고, 현재도 천공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해요. 또, 현장의 외국인 활동가에게는 짐을 꾸릴 시간도 주지 않고 강제출국을 시켰고요. 우연이겠지만 '43톤'이라는 숫자는 제주 4·3항쟁을 떠올리게 하고 있지요."
- 어제(18일) 제주도에서 올라오셨다고 했는데, 언제 내려가신 건가요? "지난 7일 처음 구럼비 바위 발파가 시작된 날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에 참가했으며, 다음 날 '김여진과 날라리' 회원들과 함께 제주도에 내려갔어요. 현장에는 서경석 목사가 찬성집회를 하고 있어서, '해군기지 찬성촉구집회 참가자들의 내막'이라는 제목의 짧은 영상물을 만들기도 했어요."
- '잼 다큐 강정'은 어떤 영상물인가요? "여덟 명의 영상작가들이 참여해 만든 옴니버스 식의 영상이예요. 서강대 등에서 공동체 상영 예정이예요. blog.naver.com/jamdocu 에 가시면 상영일정을 확인할 수 있어요."
'제주에 평화를 허하라!'라는 부제의 '잼다큐'의 공동체 상영일정은 3월 20일(수)과 21(목) 오후 6시 서강대 메리홀에서, 인디다큐페스티벌의 일환으로 22(목) 오후1시에는 홍대롯데시네마(GV)에서, 26일(월) 오전11시에는 홍대롯데시네마에서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