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박민희 예비후보(왼쪽에서 세번째)와 예술계열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2월 27일 오후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청년실업 문제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박민희 예비후보는 "졸업생들이 종이옷처럼 화려한 미래를 선택할 수 있지만 막상 사회에 진출하면 높은 취업의 문턱에 좌절한다"며 청년실업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유성호
이처럼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자녀들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젊은이들의 실업률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20세에서 24세 사이 젊은이들의 평균 실업률은 15.4%로, 지난해말 미국 전체 실업률 8.5%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젊은이들의 실업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졸업 후에도 직장을 구하지 못해 생활비에 쪼들리던 백수 자녀들이 학자금 대출 상환 압력까지 시달리다가 결국 부모의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백수 자녀들의 뒷바라지 때문에 미국 부모들의 등골이 휜다는 사실이다. 전미금융교육재단이 성인이된 백수 자녀를 부양하고 있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6%가 성인 자녀 부양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등 빚을 내서 생활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백수 자녀 부양 때문에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있다고 한 응답자가 13%, 그리고 백수 자녀 부양을 위해 은퇴시기도 미뤘다는 응답자도 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부모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았던 자녀들이 경기침체의 여파로 백수가 되면서 이제는 부모의 도움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어 부모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백수 자녀들 뒷바라지에 매달리는 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은퇴시기를 늦춰가면서까지 일을 계속하고 있으며, 은퇴 후 안락한 노후생활을 대비해 준비해둔 노후자금마저 자녀들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심지어 이미 은퇴를 한 부모들 중 일부는 백수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미국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지금처럼 열악한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앞으로 더 많은 부모들이 백수 자녀들의 부양을 위해 더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 경기가 당분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백수 자녀들 때문에 휘어진 부모들의 허리를 펴줄 뾰족한 대안이 없는 현실이 미국 부모들을 서글프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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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못한 자식 때문에 은퇴 못해...우리랑 똑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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