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 취임 이후 첫 방통위 전체회의가 16일 오전 열렸다. 이계철 위원장 중심으로 왼쪽에 여당 추천 홍성규 부위원장과 신용섭 위원, 오른쪽이 야당 추천 김충식 위원과 양문석 위원.
김시연
"와이브로는 계륵이다. 그것도 춘천닭갈비쯤 된다."김충식 방통위 상임위원이 차세대 네트워크 경쟁에서 밀린 '와이브로'를 계륵에 빗댔다. 우리가 기술 종주국이란 이유로 정부에서 적극 지원했지만 국내 이통3사 모두 LTE(롱 텀 에볼루션)에 '올인'하면서 '비주류'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는 16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오는 3월 29일 이용 기간이 만료되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주파수를 기존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에 7년간 재할당했다.
"LTE가 대세... 와이브로 재할당은 고육지책"김 위원은 이 자리에서 "세계 시장은 LTE가 대세고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와이브로 투자도 정부 의지만큼 부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춘천에선 명품인데 명동에선 중심이 안 된다고 춘천닭갈비를 정부에서 폐지하는 건 무리고 재할당은 고육지책"이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반면 신용섭 위원은 "표준 측면에서 LTE를 많이 쓰고 있지만 와이브로도 트래픽 분산에 도움이 된다"면서 "와이브로 기술종주국으로서 두 기술을 병행 발전시켜야지 닭갈비에 비유해 비하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맞섰다.
정부는 정보통신부 시절이던 지난 2005년 와이브로 주파수를 KT와 SK텔레콤에 처음 할당했지만 지난 7년간 투자가 지지부진해 가입자가 1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KT는 전국 82개시와 주요 고속도로에 와이브로망을 깔고 에그(공유기)와 전용 스마트폰, 태블릿을 출시한 덕에 80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반면 일찌감치 LTE로 방향을 튼 SK텔레콤은 와이브로 투자를 철저히 외면해 가입자 6만 명 정도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2017년까지 와이브로 가입자 340만 명 확대"
이 때문에 이번 재할당 과정에서도 투자가 부진했던 이통사의 주파수 할당 기간을 단축하자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7년 아래로 주파수를 할당한 전례가 없고 시설 투자를 막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다만 투자금액, 커버리지 확보 등 이통사가 제출한 이행계획을 제대로 실천했는지 3년차와 5년차에 중간 평가해 이용기간 단축 등 제재하기로 했다.
양문석 위원은 "LG유플러스도 와이브로에 관심이 없고 제4이동통신도 어떻게 될지 장담 못하는데 허가 기간 7년은 지나치게 길다"면서 "LTE와 와이브로를 병행 발전한다 해도 와이브로가 비주류로 전락했다면 허가기간 축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