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뜻에 따라 백의종군하겠다"며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유성호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역시 낙천한 김무성 의원(부산 남을)이 지난 12일 오전 "보수분열의 씨앗이 될 수 없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공천 승복'흐름이 만들어진 것이다. 김 의원은 이 발표 뒤에 "새누리당 의원 10명 정도가 나의 탈당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국민생각, 자유선진당을 합쳐 30석 이상의 제3당을 만들테니 대표를 맡아달라는 제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제3당'이 만들어졌을 경우의 파괴력을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이번 총선의 최대격전지로 떠오른 부산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 의원의 잔류선언 뒤, 낙천됐거나 지역구가 전략지역으로 선정된 조전혁(인천남동을), 이경재(인천 서구·강화을), 박종근(대구 달서갑), 김학송(경남 진해), 정해걸(경북 군위·의성·청송), 윤영(경남 거제), 조진형(인천 부평갑), 김성회(경기 화성갑), 박대해(부산 연제), 이사철(부천 원미을) 의원 등 친이친박을 망라한 불출마 또는 공천결과 승복이 이어졌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서울 종로), 권오을 전 국회사무총장(경북안동), 김해진 전 특임차관(서울 양천갑) 등 원외 친이인사들도 공천결과를 따르기로 했다.
급기야 가장 격하게 박근혜 위원장을 비판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공언했던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경남 거제)도 15일 뜻을 접었다. 무소속출마를 선언한 것은 허천(춘천), 이윤성(인천남동갑), 최병국(울산 남구갑), 정미경(수원을)의원 정도고 전여옥 의원은 국민생각으로 갔다.
이는 '김무성 효과'와 함께 이재오 의원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이 적극 나선결과다.
이 의원은 "분명히 잘못된 공천이지만 보수를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며 진수희, 권택기 의원 등을 설득했다.
임 전 실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나도 공천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만 멀리보고 가야 한다고 의원들께 전화를 했었다"며 "내 좌우명이 동진대성(同進大成)인데 이렇게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청와대개입설', '이명박-박근혜 협력설'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 탈당문제에 대해 "탈당이 해법은 아니다"라고 일축하고, 이 대통령이 박 위원장을 "우리나라에 그만한 정치인 몇 사람 없다"고"고 치켜세운 것도 두 사람의 협력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임 전실장은 "이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의원들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질문에 "대통령과 그런 문제로 말씀을 드려 본 적은 없지만, 대통령 뜻도 마찬가지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무소속출마 이어져... '정통민주당' 창당준비까지최인기 의원을 비롯한 공천탈락자들이 줄줄이 무소속출마를 선언하는가 하면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정통민주당'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에 비하면 '공천승복' 문제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의 상황이 나은 편이다. 황영철 대변인이 "공천 결과에 대한 아름다운 승복이 이어지고 있다"고 공식논평을 낸 이유다.
만약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괜찮은 성적을 거둔다면, 김무성 의원이 당 잔류를 선언한 '3월 12일'이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공천 승복' 릴레이... MB-박근혜 합작품?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