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절차도, 주민 동의도 없이 밀어붙이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사업은 평범한 한 택시노동자마저 항의의 뜻으로 거리로 나와 1인 시위를 갖게 하고 있다.
이국언
"답답하기만 하고, 그냥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한 차례 꽃샘추위가 가신 지난 14일 오후 광주 종합버스터미널 앞. 폭력이 난무하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광주 종합버스터미널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 지 이날로 7일째, 영업용 택시 기사 유종천(43)씨가 한 말이다.
강정마을 주민의 울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야음을 틈타 구럼비 바위 폭파계획이 주도면밀하게 진행되고 있을 그 시각, 그 역시 밤새 잠을 뒤척여야 했다. 그가 1인 시위를 시작한 것은 구럼비 바위가 야만의 손에 의해 마침내 폭파되고 사지가 들린 주민이 연행되기 시작한 그날 오후부터다. 누가 권한 것도, 주변 지인과 상의할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먼저 나서면 누군가 뒤따라 줄 것으로 생각한 것 역시 아니었다.
한때 목사를 꿈꾸던 신학도였던 그가 택시 운전대를 잡은 지는 7년째. 순전히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회원으로 미쓰비시자동차 광주전시장 앞 1인 시위에 몇 차례 같이 동석해 본 것 이외에 특별히 사회적 문제로 누구 앞에 나서 본 경험도 없는 그가 이렇게 남들 앞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냥 너무 답답했어요. 작년 가을 무렵 강정마을에 한 번 다녀온 적이 있어요. 다른 것 바라는 것도 않아요. 그저 그 마을에서 나고 자란 순박한 주민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이 국책 사업이라는 이유 하나로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잖아요? 국가가 나서서 순박한 사람들을 무더기로 범죄자로 만들고 있는 꼴인데, 이건 도저히 아니다 싶었죠."1인 시위 마치고 귀가하는 길, 홍보 패널 들고 버스타면 홍보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