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목동 장안교 야경
조상연
혹자들은 서울 면목동이 '수준이 낮네 어쩌네'라며 면목동을 벗어나 강 건너 부자동네로 이사를 가는 날이야말로 출세 하는 날이라고 떠듭니다. 하지만, 저는 면목동이 좋습니다. 우선 면목동 사람들은 악착같지 않아서 좋지요. 모두가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 모여살기에 서로를 못 잡아 먹어 얼굴 맞대고 으르릉 거리지 않습니다.
잘난 척해봤자 파마머리나 볶은 머리나 그게 그거인 줄 아는 까닭이지요. 예전에 신문에서 시집 장가가노라 함이 들어오는데 소란스럽다고 이웃에서 신고를 하고, 아파트에서 개가 시끄럽게 한다고 사람을 상하게 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면목동에서는 바다 건너 먼 나라의 해외토픽 같은 뉴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면목동에서는 시집가는 딸아이 함이라도 들어올라치면 온 동네 구경거리요, 잔치를 벌입니다. 하다못해 개들까지도 신이 나서 짝을 지어 동네를 돌며 멍멍 왈왈 축하해주지요.